비가 오는 월요일 아침

by 전략가 김재훈

오늘 아침, 비가 온다.

오랜만이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이 깼는데, 이상하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월요일 아침인데도. 평소라면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키며 이미 하루의 무게를 느꼈을 텐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빗소리가 먼저였고, 그 다음에 내가 있었다.



여유가 있는 아침이었다.


바쁜 월요일 아침이 얼마나 많았던가. 커피를 마실 틈도 없이 나가고, 신호등 앞에서 핸드폰을 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미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렬하고 있는 그런 아침들. 몸은 아직 집에 있는데 마음은 이미 회사에 가 있는 것 같은 날들.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커피를 천천히 내렸다. 창밖의 빗줄기를 멍하니 바라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몇분이, 이상하게 사치처럼 느껴졌다.

비 오는 날에는 세상이 조금 느려지는 것 같다.

사람들의 걸음이 느려지고, 소리가 빗소리에 묻히고, 창밖 풍경이 흐릿해진다. 그 흐릿함이 오히려 마음을 선명하게 만들 때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깐 초점이 흐려지면, 그때서야 정작 중요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처럼.


오늘 아침 나는 그냥 빗소리를 들었다. 특별한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다. 그냥 이 순간이 꽤 괜찮다고 느꼈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아침이었다.


월요일이 꼭 무거울 필요는 없다.

비가 오고, 여유가 있고, 커피가 따뜻하면 그걸로 된 아침도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이런 아침이 가끔은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빗소리가 알람보다 먼저인, 그런 월요일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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