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율 얘기가 많다.
뉴스를 틀면 달러, 원화, 1,500원이라는 숫자가 반복해서 나온다. 마트에서 수입 과자 하나를 집어 들다가 가격표를 보고 살짝 내려놓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다가 환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잠시 멈칫한 사람도. 환율은 숫자지만, 그 숫자는 생활 곳곳에서 아주 구체적인 무게로 느껴진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한때 1,530원을 넘어서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달러 강세, 복합적인 대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결과다.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나는 한 가지 생각을 한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외부 변수가 나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나를 흔들기 시작하는 순간. 이럴 때일수록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 생활을 하면서 배운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옷은 바꿀 수 있다. 환율이 오르는 걸 내가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환경 안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준비하느냐는 여전히 내 선택의 영역이다.
환율이 오를 때 불안한 사람과 담담한 사람의 차이는 크게 두 가지에서 온다.
하나는 재정적 여유다.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을 버텨낼 수 있는 기초 체력. 이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에 조금씩, 꾸준히 쌓아온 것들이 위기의 순간에 방패가 된다.
다른 하나는 시야다. 환율이 오르는 것을 단순히 손해로만 보는 사람이 있고, 그 안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이 있다. 수출 기업에는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 되기도 하고, 달러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산 가치가 올라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같은 숫자가 누군가에게는 위기고, 누군가에게는 기회다. 그 차이는 결국 준비의 차이다.
물론 지금 당장 생활이 빠듯해진 분들에게 이런 얘기가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환율이 올라서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고, 기름값이 오르고,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지는 것은 실제이고 아프다. 그 무게를 가볍게 볼 생각은 없다.
다만 이런 시기에 한 가지만 기억했으면 한다. 외부가 흔들릴수록, 내 안의 중심을 더 단단하게 잡아야 한다는 것. 환율은 오르내리겠지만, 내가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것은 어떤 환경에서도 멈추지 않을 수 있다.
환율이 오를 때, 나는 무엇을 올리고 있는가.
그 질문 하나가 오늘 나를 조금 다르게 살게 만든다.
세상이 흔들릴수록, 내 발밑을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