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차 야구 아나운서가 전하는 야구장 이야기
내 인생, 야구와 트레이드
야구는 어떻게 모든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만들었을까? 베이스에 닿는 그 한 끗 차이. 아주 가는 선을 오가는 스트라이크와 볼. 찰나의 순간이 만들어 내는 승리와 패배.
아슬아슬했던 그 시절, 나의 건강도 아슬아슬했다. 저녁이 되면 식은땀이 흐르고 손이 덜덜 떨리기 일쑤. 그도 그럴 것이 야구 아나운서 2년 차부터는 주 6일, 일주일에 하루를 빼고는 매일같이 경기를 나섰기 때문이다. 야구장에 안 가는 날은 스튜디오를 향했다. 심지어 그 해 후반기부터는 스튜디오가 아닌 현장으로만 출근했다. 2연전이 있을 때라 일주일에 도시 이동만 세 번. 밥 먹을 시간도, 잠을 잘 시간도 부족했다. 그래도 건강을 챙기겠다고 챙겨 먹으려 노력했지만, 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숙소로 가면 바로 뻗을 만큼 내 몸은 한계였다. 그렇지만 마음은 진심으로 행복했다. 그렇게 사랑하던 야구를 이렇게 생업으로 삼게 되다니. 늘 꿈만 꿔왔던 자리에 내가 있다니.. 믿기지 않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야구는 인생과 닮았다고, 많이들 말한다. 이제는 나도 그 말에 망설임 없이 끄덕일 수 있다. 야구가 전부였던 한때, 많은 일을 겪었고 그 속에서 무수한 것들을 배웠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