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고 별난 사람들
※다음의 표를 보고 해당하는 부분에 체크해보라.
□ 1.가족과의 관계를 포함해서 친밀한 관계를 바라지 않고 즐기지도 않음
□ 2.거의 항상 혼자서 하는 행위를 선택함
□ 3.다른 사람과의 성적 경험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음
□ 4.거의 모든 분야에서 즐거움을 취하려 하지 않음
□ 5.일차 친족 이외의 친한 친구가 없음
□ 6.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비난에 무관심함
□ 7.감정적 냉담, 유리 혹은 단조로운 정동의 표현을 보임
※다음의 이야기를 한번 보라.
39세의 과학자 B씨는 남극 근무에서 돌아온 후에 의뢰되었는데, 그는 혼자서 그곳에서 다른사람들과 협력하지 않았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으며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B씨는 4살 때 고아가 되었고 9살까지 고모에 의해 키워지다가 이후에 냉담한 가정부가 그를 돌봐주었다. 그는 대학시절 물리학에 뛰어났으나 타인과의 유일한 접촉은 체스였다. 이후 그는 내내 가까운 친구를 만들지 못했고 혼자 하는 활동에만 사로잡혔다. 남극에서 일할 때까지 그는 물리학 연구에서 꽤 성공적이었다. 남극에서 돌아온 지 몇 달이 지난 지금 그는 매일 적어도 한 병의 독주를 마셨고 그의 작업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그는 자족적이고 불필요하게 관심을 끌지 않으며 효과적으로 다른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는 남극에서 자신의 냉담함에 대한 동료들의 분노를 어따ᅠ갛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고 자신에 대한 그들의 의견에 무관심한 듯했다. 그는 자신의 삶이 지루하다고 불평했고 어떤 시점에는 슬퍼하기도 하고 유일한 친척인 삼촌을 그리워하기도 했지만, 그 어떤 대인관계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B씨의 모습은 어떠한가?
B씨는 외톨이처럼 보인다. 고립에 대해 매우 선호하며 금욕주의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어찌보면 INFJ와 같은 면모가 있는데 세계의 1%인구의 신비주의자들이라 지칭할 수 있기 때문이다. Beck, Freeman은 “스스로를 주변 세상의 참여자가 아닌 관찰자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어찌보면 이들은 감정이 결여되어 있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감정에 압도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질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쉽게 자극을 받으며, 과민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빛이 강렬하거나 번잡한 소음에 극도로 민감해 한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아이가 있는가?
매우 극도로 민감한 아이가 움츠러들어 있다. 사회적으로 한발짝 발을 빼고 자신만의 공상에 갇혀있는 사람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유아는 몸을 껴안고 매달리며 웃지만, 이들은 마치 엄마가 자신의 경계를 침범하고 안락함과 안전을 깨트린 듯 뻣뻣해지거나 몸을 뒤로 뺀다. Doidge는 이를 과투과적(Hyperpermeable)이라 표현했다. 극도로 민감한 이유로, 휘말리고, 흡수되고, 왜곡되고, 점령당하고, 삼켜지는 위험에 집착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사랑에 굶주려 있다. Fairbairn은 “사랑의 굶주림”이라 표현을 했는데, 떨어지기를 바라나 가까워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한다. 이는 극도로 민감하여 타인을 밀어내며 삼켜짐을 두려워 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듯함을 누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앞선 장에서 언급했던 추운 날의 고슴도치 이야기와 같다. 추운 날에 서로 가까워지려 딱 붙었으나 가시에 찔려 혼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초기의 강렬하고 짧은 만남 후 상처를 입고 오랜 기간 은신하게 되는 것이다. 즉 초기시절 고립과 방치를 경험한 사람들은 가까워지는 것을 피하고 만족하기 위해 자신의 상상과 공상에 의지하는 것이 삶의 방식임을 터득한 것이다. 특히 양육자와 아이가 서로 합이 잘 맞지 않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아버지가 참을성 없는 비판적인 성격이고, 어머니가 과도하게 아이의 생활을 침범 했을 때에 더욱 심각한 양상을 드러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민감한 아이의 경계를 비공감적인 태도로, 특히 일방적으로 쑥 들어오는 양육은 동경할지 회피할지 또는 가까워질지 멀어질지 헷갈리게 만든다. 어찌보면 관계에서 반복적인 상처의 결과로 자신을 멀찍이 떼어 놓은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세상은 유채색이었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죽은 후로 흑백이 되었다 했다. 아버지의 죽음이 세상과 자신을 단절시키고 자기 자신 속으로 도망치게 만든 것이다.
이 유형의 아이는 그러므로 세상의 관습적인 사회적 기대를 등한시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바깥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어떨지 신경 쓰지 않는 듯 해 보인다. 이들에게 있어서 순응하고 동조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어울림을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으로 여기기도 한다. Balint는 이들을 극단적인 거리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였다.
이들은 거리를 두기를 바라면서 무엇 때문에 잡아먹히고 합쳐지는 것을 지속적으로 두려워할까? Fairbairn이 언급한 “빨간 모자 소녀의 환상”의 이야기를 예시로 할 수 있겠다. 빨간 모자 소녀가 집에 돌아 왔을 때에 없어진 자신의 할머니를 보고 집 속에서 벌벌 떠는 것이다. 이들은 당최 민감하고 거리를 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며, 외부의 상처로 인해 집 속으로 들어와 자신만의 상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사람은 치유될 수 있다. 치유되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혼자 망상을 하는 것이다. 할머니를 잡아먹은 게걸스러운 늑대가 밖에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지속적으로 두려워한다. 겉으로는 감정에 둔감해 보이나 감정을 매우 민감하게 느낄 수 있으며 유기되고 학대받아 붕괴될 것이라는 지속적인 위험속에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게걸스러운 늑대의 크기는 자존감에 반비례한다. 자신감이 없을수록 늑대의 크기가 더 클 것이라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두려워 하는 모습과는 달리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의 감정에 무미건조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신체적으로 말랐다. 자신의 욕망에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폭력적인 환상을 하기도 하나,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보통사람들이 흔히 하는 방어체계가 이들에게는 없다. 무언가를 내 탓이 아니라 부정하고, 차마 보기 힘든 부분들을 이 사람들은 쉽게 지각한다. 이들이 도망쳐버린 자신 안의 환상 안에는 확실히 안전하고, 혼돈스럽고 끔찍하기 그지없다. 그러므로 덜 명료하고 덜 양가적이고 덜 끔직한 세계를 공감하지 못하고 차갑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를 마치 주관적으로 세상을 경험하는게 아닌 밖에서 쳐다보듯 외현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매우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대다수는 창조적인 면모를 보인다. 기존의 관습적인 방법에서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이들을 어떻게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첫째. 절대로 해석하려 하지마라. 이들은 강압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을 무서워한다. 이들이 마음의 문이 닫혀있는 상태에서 이를 해석하려 드는 것은 닫힌 문을 억지로 뚫고 들어가려 하는 것이다. 집주인이 스스로 문을 열어주기 전 까지는 절대로 주인이 당신을 환대하지 않을 것임을 기억하라. 당신이 환대받기 위해서는 이들의 마음에 노크도 해보고, 여러 다양한 방문의 노력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진실 하도록 하라. 이들의 내적 세계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가져라. 진실은 상처받은 이들 앞에서 언제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들은 진실성이 있는 말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고 그를 받아들일 수 있다. 당신이 진실하다면 이들도 당신에게 진실히 대할 수 있음을 기억해라. 진실은 언제나 첫 발걸음을 떼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셋째, 침묵을 받아들여라. 이들은 자신의 경계를 침범당한 상처받은 사람이다. 이들에게 필요한건 억지로 입에 넣는 할머니의 따듯한 고구마가 아닌 그저 막힌 속을 뚫어주는 사이다를 슬쩍 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숨 막히는 도움은 이들에게 필요하지 않다. 언제나 남을 도와줌에 있어서는 도움 그 자체보다 도와주는 방식 또한 매우 중요함을 깨달아라.
넷째, 마음속의 아이를 이해하며 같이 세상에서 도피할 고치를 만들지 마라 .물에 빠진 사람을 억지로 구해내려 하면 발버둥치는 몸부림에 같이 껴안고 빠지기 마련이다. 개인의 거리를 두어라. 이들과 이야기를 하면 이들의 상상의 나래 속으로 빨려가기 십상이다. 이것에 항상 경계하며 세상 속으로 나올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유도해라. 그것은 당신이 이 마음다친 사람의 아이를 세상 밖의 신선한 공기를 쐬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