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 배경
우리가 다양한 성격들을 알아보기에 앞서서 성격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성격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논하는 것은 여러분이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봄에 있어서 망원경처럼 더욱 멀리 바라다보고 올곧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해 줄 것이다. 성격이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서 대답하라 하면은 막상 떠오르는 게 없고 무언가 추상적인 주제가 생각나길 마련이다. 다음은 성격에 대한 한 학자의 정의이다.
성격은 일관된 행동패턴 및 개인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신내적 과정이다.(Personality is consistent behavior patterns and intrapersonal processes originating within the individual). (Burger, 2000)
당신은 다음과 같은 설명에 동의하는가? 성격이란 누군가의 반복적이며 알 수 있는 일반적인 행동패턴임과 동시에 정신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살아있는 유기체로써, 마치 게임에서 게임캐릭터가 경험치를 꾸준히 얻어오듯이, 삶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받아들이는 일련의 나와 바깥세상의 상호작용이다. 그 속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인 패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그에 대해서 다양한 학자들이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다음은 현대 심리학에서 바라보는 성격에 주요한 관점들이다.
구성주의
화학자가 복합물질을 구성하는 것처럼 경험의 세부 구성요소를 밝혀내는 것이 목표이다.
기능주의
인간의 정신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며 일상생활 속에서 정신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행동주의
우리가 관찰 가능한 것은 행동뿐이므로 심리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측정 가능한 행동만이 연구대상이 되어야 한다.
정신분석
행동의 여러 측면은 인간의 성격 안에 내재된 무의식적이며 감춰진 힘에 기인한다.
개인심리학
인간의 주요한 동기는 성공추구성이다.
분석심리학
인간은 생애를 통해 무의식적의 자기실현인 개성화 과정에 있다.
신정신분석
인간의 주요동기는 의식적인 측면이다.
게슈탈트 심리학
인간을 정신과 행동 등으로 세분화하여 따로 이해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여야 한다.
인본주의
인간은 환경이나 과거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자아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다.
인지심리학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과정을 연구해야 한다.
당신이 보기에 가장 알맞아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사람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이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여기서는 당신만의 정답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묻고 싶다. 다양한 학파들의 이론을 한 줄로 나타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함축적인 의미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고, 여러 학파들의 의견들이 모두 맞는 말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 형성에는 어떠한 것이 작용했는지,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당신이 전문가이다. 그 이유는 당신은 당신의 삶을 나이의 개수만큼이나 살아왔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 나이만큼 인간에 대한 전문자격을 가지고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번 챕터에서는 꾸준히 이 질문을 머릿속에 상기시키며 글을 읽어보아라.
“사람의 성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나는 심리학에 있어서 한 관점만을 고수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관점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복합적인 시선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을 이해함에 있어서 주축이 되는 자신만의 생각이 존재하고, 그 이론위에 덧붙여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사람은 DNA를 통해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는다.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을 할 수 있는 뇌를 가지게 된다. 자신의 뇌는 주변 환경에 끊임없이 노출 당한다. 그 과정에 있어서 자신이 원래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뇌의 뉴런을 사용한다. 나는 생각이 뉴런의 전기적신호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너무 과학적이고 딱딱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생각하지만, 실제로 80개 정도의 뉴런으로 구성된 예쁜꼬리선충의 뉴런을 보면 우리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예쁜꼬리 선충은 80가지의 여러 뉴런, 즉 알고리즘으로 형성이 되어있다. “평소에는 직진한다.” “장애물을 보면 오른쪽으로 회전한다.” “오른쪽도 장애물이 있으면 왼쪽으로 회전한다.” 등등 여러 행동패턴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를 하나로 연합하였을 때에 컴퓨터 내에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하물며 인간의 뉴런은 8천억 개~1억4천 개의 뉴런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8천억 개 정도의 뉴런이 있는데 특정 활동을 할 때에 뉴런의 알고리즘의 ‘사고방식’을 활성화 시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뉴런은 새로 형성이 되는 특징을 가졌다. 이를 ‘창발적 특징(Emerging trait)’이라 한다. 창발적 특징을 가진 뉴런은 서로 서로 연결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가 “따뜻한 것에 접근한다.”와 “새로 보이는 물체가 있으면 오른손으로 만진다.”라는 뉴런이 있다. 이 두 가지는 평소에는 전혀 연관이 없던 뉴런이나, 따뜻한 오븐을 볼 때에 이 두가지 뉴런이 활성화된다. 뜨거운 오븐에 손을 대고 깜짝 놀라 손을 데어 놀라 손을 뗀다. 이후 이 두 뉴런 사이에 새로운 뉴런인 ‘다만 뜨거운 오븐은 예외이다.’ 라는 새로운 뉴런이 생긴다. 아동기에는 새로운 뉴런이 남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을 통해 생기기도 한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놀라고 기뻐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거나(“그림 그리는 것은 엄마를 기쁘게 하는 행위이구나!”) 물을 엎지르는 것에 야단을 맞는 아이의 모습(“무언가를 어지르는 행위는 혼날만한 행위이구나.”)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의 뉴런을 싹틔우기 위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밖을 나갈 때에 엄마에게 꼭 들러붙어있는 아이를 상상할 수 있듯이, 새로운 뉴런을 창조하고 연결하기 전에 자신이 안전하다 느끼는 안전기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뇌를 활성화 시키는 데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는데, 아동기의 일정 나이 6개월부터 3세까지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안전기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John Bowlby는 아동이 안전기지에 애착을 가지고 행동하는 유형에 대하여 총 네 가지를 구분하였다.
<안정애착>
엄마들은 아기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과 자유롭게 즐거워하며 상호작용하고, 그들의 신호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그들의 불편함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불안정-회피애착>
아기들과 상호작용을 덜하고 아기들에 대해 인간적인 태도보다는 실제적인 태도를 갖는다.
<불안정-양가적 애착>
엄마들은 예측할 수 없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고 아기들의 신호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못했다
<불안정-혼란스러운 애착>
아기는 일반적으로 학대나 심한 방치 혹은 정신병을 포함한 극심하게 혼돈된 배경을 갖고 있다.
애착유형에 따라 아이의 행동과 자신의 생각을 가지는 뉴런을 다르게 형성할 것이다. 만약 유리컵을 깨트렸는데 안정애착의 유형의 엄마와 같은 경우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아이에게 걱정되는 어투로 괜찮으냐고 물으며 말을 할 것이다.(“엄마는 위험한 상황에서 나를 중요시 돌봐주는구나!”) 하지만 불안정 애착과 같은 경우 아이들에게 엄마는 컵을 깼냐며 소리를 지르거나 뺨을 칠 수도 있다.(“내가 실수하면 언제나 혼나는구나. 실수를 하면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 이는 아이가 자라남에 있어서 생각의 방향이 매우 달라지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이 선천적인 것이냐(Nature) 아니면 길러져 만들어진 것이냐(Nurture)의 문제는 오랫동안 심리학자에게 의문을 제시했다. 그에 대하여 사람은 본연의 DNA도 가지고 있으며 그를 기르는 부모의 역량 또한 포함된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엄마는 자식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다. 부모를 닮고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유전자의 탓도 있지만 부모의 행동을 학습한 이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성인기에 접어들어서도 사람은 사고는 발전하고 진화한다. 그것이 뉴런이 가진 창조적인 특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있는 핵심적인 사고들, 그리고 마음속에 깊은 상처들은 대게 어린 시절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어떤 어린 시절을 살아왔는지 돌이켜보고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대를 당한 아이 모두가 비참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행복한 삶을 살아온 이들 모두가 지금도 행복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뉴런이 얽힌 것인가 생각해 보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아이가 안전한 것으로부터 떨어지게 되었을 때 아이는 첫 번째로 강력하게 분노한다.(Protest) 아이가 분리를 견뎌낼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다면 아이는 안전한 대상이 돌아오도록 강력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연령이 낮은 아이들은 화를 내고 고통스럽게 울면서 그들이 마지막으로 부모를 보았던 곳에서 부모를 찾는다. 좀 더 연령이 있는 아이들은 부모가 돌아오기를 요구하고 울면서 그들을 찾는다. 만약 이때 원하는 대상을 찾는다면 아이들은 화를 내고 안도하고 불안하게 매달리며 부모를 맞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절망(Despair)이 찾아온다. 아이는 자신이 상실한 사람이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점점 잃어 간다. 아이는 달랠 수 없을 정도로 울거나 무관심과 슬픔 속으로 도망 칠 수 있다. 화내고 불행해하던 아이가 조용하고 순종적이 되기 때문에 이것이 얼핏 진정되는 것으로 인식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거리두기(Detachment)단계이다. 아이는 심리적으로 물러나기에서 벗어나 다시 주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아이는 상실한 사람과 자신의 관계를 억압하거나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그 사람을 대신하는 인물에게 자신의 사랑을 붙여주기 시작한다.
어쩌면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평생을 무언가에 정을 붙이고 정을 떼는, 사랑과 애도의 과정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 할 수 있다. 무언가에 정을 붙임으로써 자신감을 얻고 사랑받음을 느끼고 열심히 주변을 탐색할 수 있으며, 이후 일정 나이가 되면 부모로부터 헤어짐과 동시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 가정을 꾸리며 지내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선상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헤어짐과 만남의 반복 속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중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성격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한발자국도 앞으로 떼지 못하는 반면, 누군가는 사랑만 받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처럼 성큼성큼 나아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대상과 작별을 할 때에도, 누군가는 엉엉 울며 소리 내어 울고, 누군가는 있는 듯 없는 듯 무시해버리기 마련이다. 이러한 삶의 행동 패턴은 삶을 통해 미묘하게 반복되기 마련이다.
우리의 삶의 패턴은 어떠한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에 나의 행동은 어떠했는가?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계기에는 바로 어린시절의 우리의 아이와 같은 모습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