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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지 Feb 21. 2022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게

2022. 2. 21 매일묵상

위에서 오는 지혜는 먼저 순수하고, 그 다음으로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며, 자비와 좋은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야고보서 3,17)


'착하게 살라'는 말을 정말 싫어했었어요. 제가 거절도 잘 못하고 착하다면 착하게 사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일명 호구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었거든요. 호구가 된지도 몰랐다면 좋았을텐데 또 그건 귀신같이 알아요. 아. 나 또 당했네.


그래서 조금 더 나이가 든 후에는 좀 뾰족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손해보면 큰일나는 것처럼 늘 긴장했고  

좋은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많이 의심했던 것 같아요.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니 마음을 다 주지 말아야지, 거리를 둬야지..하는 생각도 했고,  

완벽주의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무튼 그랬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뾰족뾰족했던 제가 좀 둥글둥글해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그러면 안돼!' 라는 마음이

'에이, 그러면 좀 어때!'라는 마음으로 바뀐 것이죠.


이런 저의 변화는 무엇때문이었을까요... 

몸도 피곤한데 마음까지 피곤할 여력이 없기도 했고 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마도 성경의 힘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 말씀이 주시는 안도, 평화, 여유, 너그러움을 보면서 저도 조금씩 달라져갔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이가 들어서 말씀이 다르게 다가온건지, 

아니면 하느님 말씀을 읽다보니 나잇값을 하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말씀이 저를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어제 주일복음 말씀 중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씀이 나왔어요. 루카복음 말씀인데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루카 6.38)


저는 이 말씀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늘 손해보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제가

그 기준을 버리니 거짓말처럼 더 좋은 일들이 생겼거든요. 

내가 먼저 경계를 풀고 손해를 감수하고 사랑을 베푸니

거짓말처럼 더 큰 기쁨이 제 마음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쉽지는 않아요. 저에게 마음을 못 여는 사람들, 제가 굳이 마음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일들,

그리고 저의 배려가 필요 없는 사람들, 그 모두에게 과연 나의 친절과 사랑과 배려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는데, 그냥 버리는 셈치고 하자..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아껴도 돈되는 거 아닌 사랑인데 아낄 필요가 없잖아요.

돌아오지 않더라도, 하느님은 아시니까. 

하느님은 제가 베푼 사랑을 보시고 저에게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제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감사한 일임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는 삶은 묵상하는 삶보다 어렵지요. 순간순간 결심이 깨지는 일도 많고..

그래서 자주 성경을 읽으려고 합니다 .


보다 좋은 사람으로, 외모보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그렇게 곱게 나이들고 싶은

저의 소망을 이루려면,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저의 노력이 아름다운 노력이기를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노력이기를 기도해봅니다. 


좋은 밤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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