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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지 Feb 25. 2022

결혼 VS 이혼

2022. 2.25 매일묵상

오늘은 이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묻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혼을 금하는 교회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고 해요. 


저는 책임감이 좀 강한 사람입니다. 의리 빼면 시체라는 말은 저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고요. 그러니 제가 결혼을 대하는 자세가 어땠을까요. 결혼은 사랑해서 하겠지만

결혼을 유지하는 것은 의리와 책임감이 다하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사는 중입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건 알지만

저는 '혼자 사는 것'이 꿈인 사람입니다. 


누구의 밥도 챙기지 않고, 누구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누구의 스케줄에도 휘둘리지 않고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혼자 살아보는 것.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저 내 몸 하나만 챙기는 

그런 가뿐한 삶이요.. 으....생각만 해도 행복합니다...


아마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살았겠지요. 당연한듯 내 몸 하나만 챙기며 그렇게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참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부모의 삶, 그리고 부부의 삶 그 무게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면,,어쩌면 하느님께서 이혼을 금하신 것은.. 

결혼이 주는 무게, 부모가 된다는 것과 부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무거움을 가르치시려 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좀 넓은 사람이 되게 하시려고. 희생의 가치를 알게 하시려고. 이기심을 내려놓게 하시려고. 

이런 것들을 가르치시기에 더 없이 좋은 교재가 결혼생활이니까요..


정말 이혼할 수 밖에 없는 부부들에게 족쇄나 굴레를 채우려는 의도가 아마도 아닐겁니다.

예수님께서 설마 그렇게 완고하시고 잔인하실리가요... 


그런데요,,, 혼인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는 건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요즘 저는 그 관계가 조금은 일방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노력하는 것이 왜 나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에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50:50이라고 해도, 

그 나쁜 50점이 더 부각되어 보이는 것이 오래된 결혼생활이 주는 치명적 단점입니다...


그래서 아마, 그 해결되지 않는 50이 어떻게 풀려나가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부의 삶의 모습이

달라지겠지요. 이 부분이 인간의 능력으로는 해결이 날 것 같지 않기에 

저는 또 하느님께 매달려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버텨낼 수 있도록. 


그래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삶의 범위 안에서 기뻐할 수 있기를.

더 욕심내지 않기를 말입니다..


쓰다보니 좀 슬퍼지려고 하네요. ㅎㅎ

지금 쇼팽 소나타 2번 3악장을 듣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Funeral march' (장송행진곡) 라고 불리는 곡인데..

조금 우울할 때마다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위로도 되고 눈물도 나고 그래요..


묵상글을 쓰면서 곡을 추천하기는 처음인데..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주로 조성진의 연주로 듣지만, 오늘은 피아니스트 유영욱의 연주로 듣는데.... 

또 다르게 좋네요... 



그럼... 좋은 밤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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