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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지 Mar 17. 2022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있다.

2022. 3. 17 매일묵상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예레미아 17.5)


오늘 독서 복음 말씀에서는 부자와 가난한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복음 말씀에서는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받고 있고, 이승에서 가난했던 라자로는 죽어 아브라함 곁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말씀이 나오지요..


예전에는 부자는 나쁘고 가난한 자는 착하다라는 이분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착한 부자도 있을 것이고, 부자라고 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닐텐데... 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성경을 띄엄띄엄 읽지 않고 통독을 하다보니 한 부분만 뚝 떼어서 성경을 읽을 때와는 다른 메시지가 읽히기도 했습니다. 같은 말이지만 다르게 와 닿았다고 할까요.. 

부자가 돈이 많아서 나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눌 줄 몰라서이지 않을까.. 하는.. 

아무래도 이기적이 되기 쉬운 환경이다보니 누군가를 위한 배려도 희생도 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오늘 독서 말씀 중에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나이가 먹다보니 참 이런 저런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 관계 속에서 알게 되는 삶의 이런 저런 지혜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의 엑스프렌드(ex- friend) 중에 소위 '벼락부자'가 된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 예전에는 참 괜찮은 친구였는데, 그 부가 그 친구를 참 점점 낯설게 만들어버리더라고요..


좋은 것만 취하고 싶었던 그 친구는 즐거움에 방해가 되는 것들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심지어 8살밖에 되지 않았던 반려견이 자주 아파 병원에 다녀야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마지막으로 병원에 가던 때, 아픈 아이를 차에 태우고 "내가 너때문에 이렇게 바쁜데 병원까지 왔다갔다 해야겠어?" 라고 다그쳤던 말이 마지막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날 저녁 아이가 하늘나라로 갔더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친구에게, 사실 오만 정이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에게 돈과 남편은 점점 종교가 되어갔어요. 만날 때마다 "우리 남편이 그러는데~" 라는 말을 종일 듣고 오면 늘 기분 어딘가 찜찜하고, 내가 못 가진 것들이 더 부각되어 보이기도 했지요. 


20년이 넘는 우정이면 뭘하나.. 저는 소모적인 그 관계를 지속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연락을 끊고 오히려 홀가분했어요. 아직도 변함없다는 그 친구 이야기를 바람결에 듣게 되면 좀 배도 아프고 씁쓸하기도 하지만, 아주 잠깐 그러고 맙니다.


저는 마음 한구석이 늘 휑해지는 그런 만남보다는 가슴을 꽉 채우는 하느님과의 만남이 더 좋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오늘처럼 이런 말씀을 만나면 그런 저런 일들이 떠오릅니다. 세상의 것들, 좋은 집과 좋은 차와 멋진 옷과 화려한 인맥. 그런 것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보란듯이 사는 일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모르지만 그런 삶보다는 하느님을 바라보며 살려고 노력하는 제 삶이 더 의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도 가끔 귀찮고 싫고 힘들 때도 있어요. 왜 나는... 이라는 생각도 종종 하게 되는데, 조금 바꾸어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것들인 것 같아요. 내가 편한 것, 내가 좋은 일들을 하는 것은 하느님을 몰라도 잘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저에게 조금 버거운 것들, 하기 싫은 일들을 불평 없이 해낼 때, 예수님도 나를 향해 웃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안그래도 사순 시기, 매번 허들을 만나지만 

이번 사순시기에도 하기 싫고 마음이 안가는 일들에 기꺼이 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목요일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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