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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지 Mar 06. 2022

사순시기는 은총의 때입니다.

2022. 3. 6  매일묵상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루카 4,12)


사순시기는 참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사순시기는 저에게 있어 늘 정신없는 시기인 것 같아요. 3월이라 더 그런건지, 참 긴장하고 마음 졸이게 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방역지침이 풀린 탓인지, 유례없는 확진자 폭증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주일미사에 신자분들이 많이 오셨더라고요. 늘 같은 시간에 가던 성당인데 주차장에 주차 자리가 하나도 없는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다들, 사순절을 맞이하는 마음이 남달라서일까요? 근래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신자들과 미사를 드리는데 미사 시간 내내 어느 때보다도 고요하고 정숙했습니다. 


오늘 신부님의 강론 말씀에서, 사순시기는 은총의 때라는 말씀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사순시기는 내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는 때라서 그렇다고 하셨어요.


왜 내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는 때인가.. 생각해보니 악마의 유혹 때문인 것 같아요. 


악마는 아주 단순한 것부터 유혹하지요. 40일동안 단식하신 예수님께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보라 합니다. 예수님에게 돌을 빵으로 바꾸는 일은 정말 '이 까짓거' 정도의 아주 가뿐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단식을 끝내신 뒤이니 사실 뭘 드셔도 상관이 없기도 했겠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이 유혹의 함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요. 

이 정도는 죄가 되지 않겠지.. 하는 것도 유혹이었다는 해석에 조금은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악마의 유혹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지요.. 나중에는 예수님께 모든 권세와 영광들을 주겠다고 합니다.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겠다고 하면서요. 언뜻 들으면 유혹처럼 들리지 않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 하느님의 권위를 내 것인양 착각하고 사용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또 무엇인가를 너무나 쉽게 판단하고 심판하려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권위를 내 것인양 쓰는 일이었다는 것을 오늘 또 깨닫게 되었어요. 누군가를 비판하는 일, 내가 옳다고 여기는 일,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하느님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원망하는 일,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권위에 도전하려하는 유혹이었다는 것을, 죄였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성경 통독을 하고 묵상을 해서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는데, 올해는 그 기쁨의 절반정도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매일 말씀을 통해 이렇게 다시 깨달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유레카' 

비단 아르키메데스만 했던 감탄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성경을 읽으며 늘...

무릎을 치는 순간이 이렇게 오니까요... ^^


사순절이 지나고 부활절이 오면

우리나라의 코로나도 좀 잠잠해지고 아프신 분들도 모두 완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주말 저녁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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