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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개인 브랜드 창업 방법 3

사진 촬영

by 심상보

촬영은 패션 제품의 마케팅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작업이다. 샘플을 제작하는 이유도 촬영을 위해서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AI 기술을 이용해서 실물 없이도 실제 촬영한 사진과 유사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오리지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촬영한 사진이 필요하다.


사진을 얻는 방법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로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술과 인화 기술이 포토그래퍼의 중요한 능력이었다. 물론 배경을 정하고, 구도를 잡고, 조명을 맞추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일단 인화 기술은 필요 없게 되었다. 대신 포토샵으로 후반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그래도 디지털카메라가 나오고 나서도 상당기간 동안 초점을 맞추고 구도를 잡는 것은 포토그래퍼에게 중요한 능력이었다. 그런데 자동 초점과 보정 기술이 발전하고 대용량의 사진을 담을 수 있게 되면서 크게 찍은 사진을 크롭 하여 구도를 잡고, 후반작업으로 이미지의 색감이나 밝기, 원하지 않는 부분은 삭제나 보정이 가능해졌다.


그래도 영원한 포토그래퍼의 능력은 시선(視線)이다. 사물을 어느 순간에 어떻게 렌즈에 담고, 어떤 감정을 담아 출력할 것인지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의 감각이다.


하지만 예전에 전문 포토그래퍼에게 의존했던 능력 중 상당 부분은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 장비가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사진과 동영상으로 너무 많은 정보를 얻는 대중들에게는 패션 잡지 화보나 브로마이드처럼 커다란 인쇄물보다 익숙한 모바일이나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에서 흔히 보이는 사진 정도의 퀄리티면 충분히 만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이 각자 갖고 있는 출력 장비의 컨디션에 따라 사진의 퀄리티는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디지털 사진은 사진 자체로 정말 새로운 분위기를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아주 숙련된 전문 포토그래퍼가 아니라도 사진에 익숙하고 좋은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같이 사진 작업을 할 수 있다. 물론 초창기 소규모 브랜드에 한해서 괜찮다는 이야기다.


브래드를 준비하고 처음 패션 제품 사진을 촬영할 때는 아직 어떤 스타일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어떤 방법으로 촬영할지, 얼마나 비용을 써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사진 결과물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원하는 사진과 분위기가 비슷한 사진을 찾아야 한다. 참고 사진을 고를 때는 사진 자체가 멋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구현이 가능한 방법으로 촬영된 사진을 찾아야 한다. 너무 비싼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구할 수 없는 소품으로 분위기를 만든 사진은 그림에 떡이다.


참조 사진을 정리했으면 포토그래퍼를 구한다. 먼저 주변에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을 찾아본다. 전문적으로 모델을 찍어보지 않았어도 사진 작업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면 패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사진의 절반은 사람 사진이다. 그리고 사람은 옷을 입고 있다. 누구나 옷을 입은 사진을 엄청나게 찍어보고, 찍혀본다. 현대를 살고 있는 누구라도 50년 전에 포토그래퍼보다 훨씬 많은 사진을 찍어봤다. 그래서 사람을 찍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다만 시선이 좋아 새로운 이미지를 잡아낼 수 있어야 하고, 내가 하려는 작품과 분위기가 맞아야 한다.





주변에 적당한 포토그래퍼가 없다면 인스타에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과 유사한 작업을 하는 포토그래퍼를 찾아본다. 사진 작업을 하는 모든 사람이 인스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리기 때문에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작업을 하는 포토그래퍼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포토그래퍼를 찾으면 DM을 보내 가능성을 알아본다. 여기서부터는 케이스마다 대응할 방법이 너무 다양하다. 다만 예전처럼 스튜디오나 촬영장비를 모두 갖고 있는 포토그래퍼를 구할 필요는 없다. 모두 렌털하면 된다. 그래야 비용도 적게 들어간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모델을 구한다. 돈이 많다면 모델 에이전시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은 모델을 하루 종일 촬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2~3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처음에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지만 퍼블릭 한 모델을 쓰면 퍼블릭 한 사진이 나온다. 또 에이전트에서 제시하는 모델 리스트를 열심히 뒤져서 내가 원하는 모델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처음 촬영할 때는 모델 포트폴리오만 보고 어떤 이미지가 나올지 감을 잡기도 힘들다. 그래서 인스타에 자신이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을 올린 신인모델 또는 모델 지망자를 컨텍한다.


모델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위해 포토그래퍼가 필요하고, 포토그래퍼도 모델과 의상이 필요하다. 때문에 서로의 니즈를 잘 맞추면 적은 비용으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다음은

촬영을 위한 소량 생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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