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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이 아니라 무드

by 심상보

유행은 어느 시절에 많은 사람이 같이 향유하던 문화다. 모든 계층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서 일어나고 그 후 나이 든 세대에게 전파된다. 특히 의복의 유행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이 젊은이의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돈 벌려는 패션기업이 항상 유행하는 스타일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옷을 사서 입으면 유행을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젊은 세대가 즐기는 유행은 나이 든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유행은 축적된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가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새롭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은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도 경험에 따라 해석하고 나름대로 규정하기 때문에 항상 이전에 경험했던 스타일의 영향을 받는다. 이걸 피할 수는 없다. 나이든 사람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각각의 패션 아이템을 보여주는 방식에서 전체적인 무드를 운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드는 개념을 바꿔야 한다. 젊은이는 유행하는 아이템을 사고 싶어 한다. 같은 개념으로 나이 든 사람이 아이템을 산다면, 비싸거나 비싸보이는 아이템을 사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렇게 사모은 아이템이 더해져 만든 중년의 스타일은 촌스러움을 뿜어낸다. 아이템보다는 전체적으로 나에게 아울리는 스타일인가? 상황에 적절한가? 상대방에게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까?를 고려해서 스타일을 만든다면, 아이템에 집중하는 젊은이와 다르게 멋진 중년으로 보일 것이다.


패션 디렉터 브루스 패스크 (Bruce P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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