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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브리핑을 위한 말하는 방법

포트폴리오를 발표할 기회를 얻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by 심상보

포트폴리오를 설명할 기회를 갖는다면 좋은 찬스가 온 것이다. 어렵게 얻은 시간을 최대한 잘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나의 의도를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학생들은 브리핑을 잘 못한다. 온라인 소통이 늘어나면서 상대와 직접 대화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코로나 시절 비대면 발표를 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볼 필요가 없어서 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발표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핸드폰에 발표 원고를 적어와 읽는 것으로 발표를 끝낸다. 나는 발표 수업 시간에 다른 학생의 발표를 듣게 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쓴다. 하지만 발표를 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잘 전달하는 방법을 몰라서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브리핑은 상대방이 나의 의사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말하는 것이다.




먼저 생각할 것은 '어떻게 해야 상대방에게 나의 의사를 잘 전달할까'이다. 발표 자료를 적어와서 열심히 읽으면 마치 책을 읽는 것 같다. 어린아이를 재울 때 왜 책을 읽어줄까? 잠이 잘 오기 때문이다. 운율이 규칙적이고 변화가 적은 발성은 졸음이 쏟아지게 한다. 브리핑을 하는 사람에게는 브리핑을 듣는 사람이 소비자고 평가자이다. 당연히 상대방이 집중할 수 있게 발표를 해야 한다. 때문에 글을 읽어서는 안 된다. 전달할 내용을 모두 암기해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경쾌한 운율로 말해야 한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준비한 원고를 커닝하면서 말하면 된다. 또 주어진 시간에 모든 내용을 전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을 해야 한다. 암기한 원고의 내용을 소리 내어 말해보면서 시간이 충분한지 검토해 본다.


둘째, 말하면서 필요한 제스처를 적절히 사용하고, 강조할 단어는 정확하고 조금 강하게 얘기한다. 자신의 발음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것도 연습해야 한다. 자기가 발표한 내용을 녹음해서 들어보면 아주 효과적으로 발음을 교정할 수 있다. 발음을 명확하게 하는 방법은 유튜브에 많이 나와있으니 참조하면 된다.


셋째, 상대방에 반응을 살펴야 한다. 핸드폰에 원고를 적어와서 읽으면, 읽느라 정신이 없어서 상대방을 처다 보지 못한다.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준비한 내용을 조금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상대방을 볼 수 없으면 상대방의 반응을 체크할 수 없다. 사람의 눈에 흰자위가 있는 것은 상대방의 시선을 파악하여 협력과 소통을 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라고 한다. 그런데 브리핑을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보지 않는 것은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준비한 내용의 5%만 정확하게 전달되면 좋은 브리핑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준비해 온 내용의 95%를 버리더라도 확실한 의사를 5%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번 중간 평가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그동안 브리핑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사회는 사회적 협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통 방법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토론도 어려워하고 브리핑마저 재대로 할 수 없다면, 일방적인 개인 의견만 쏟아내고 남의 생각은 이해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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