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돌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무나 꽃들을 뒤덮고 있을 때, 특히나 맥문동 자리는 2, 3일에 한 번씩 가면 새로운 싹이 올라와 있었다.
앞선 싹이 자리를 잡고 있을 때는 올라오지 않는다. 그런데 뽑혀 버리면 머리를 들이미는 것이다. 그러니까 새 팥이 씨앗을 퍼트릴 때 전략적으로 뿌리는 것 같았다. 씨앗도 층을 이루어 심겨 있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올라오는 것이다.
나무를 덮었던 좀돌팥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일단 뿌리를 내리고 있던 그 자리에는 또다시 올라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상처가 한 번에 치료되지 않는 것과 같다. 상처의 통증이 또다시 재발되지 않을지 신경 써야 하는 것처럼 지속해서 그 자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좀돌팥 싹은 언제고 또다시 올라올 기회를 노리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