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by 박서진

아침저녁 가을 냄새가 짙어지는데 하루 이틀 사이 새로 올라오는 좀돌팥은 기를 쓰고 키를 키운다.

이제 막 올라오는 작은 줄기, 벌레 먹은 좀돌팥 잎조차 뽑아버리기에는 아깝고 미안한 노란 꽃을 매달았다.

봄부터 이뤄야 할 일들을 가을, 잠깐 사이에 기를 쓰고 해내고 있다.

굉장한 에너지요 열정이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내 안에도 그만한 열정이 자리 잡고 있을까?

뽑아 놓은 좀돌팥에 경의와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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