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아줌 시 08화

눈부신 얼굴

by 박서진


sticker sticker

기운이 없어 병원에 가서 얻은 병명

부신 홀몬 고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느냐

의사가 물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지

처방 받은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스테로이드제

눈에 띄는 부작용 하나

만월형 얼굴

내 얼굴은 점점 보름달이 되었네

사람들은 보톡스 맞았느냐 물었고

밤낮으로 뜨는 달이라고 나는 대답했네

산 날만큼 나이도 먹었으니

관상이 좋지 않으냐

술술 농담까지 나오던 날

스테로이드제 약병에

눈부신 홀몬이라고 바꿔 써 넣었네

눈부신 호르몬을 먹은 나는 늘, 보름달처럼 환하네



*******************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약 처방을 받으러 간다.

오늘이 바로 병원에 가는 날인데

부신 호르몬이 고갈 되어, 대신 채워줄 스테로이드제 처방 받기 위해서다.

늘 기운이 없어 헐떡 거렸던 나는 스테로이드제를 먹고 팔팔해졌다.

대신 얼굴이 동그래졌다. 너무 부어서 눈을 깜빡 거리는 게 힘들정도다.

오래간만에 보는 사람들은 보톡스를 맞았느냐고 물었다.

일일이 설명하기 싫으면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데다 원래 그리 예쁜 얼굴도 아니었으니

좀 부어 보이면 어떠랴, 그래도 기운이 달리는 것보다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몸을 함부로 써먹으니 이렇게 저항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약으로 달래면서

뒤돌아 보면서 산다.

몸을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마음을 담는 그릇도 금이 간다.

나를 비롯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이 하는 말은 잘 들으면서

몸이 하는 말은 귀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부디 그러지 마시라, 몸을 돌보시라, 모든 사람들에게 강조 하고 싶다.




keyword
이전 07화모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