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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Nov 06. 2020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삶의 발자국을 남기며 살기로 했다.

무작정 글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 달도 안되어 포기했다. 남의 글을 읽고 공감하며 나도 쓸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쉽게 아주 쉽게 했었다. 삶의 이야기를 쓰는 게 뭐가 어렵다고? 그냥 자연스럽게 쓰면 되는 건데.. 하지만 주제를 정하고 소재를 정하고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이 늘어갔다.


숨김없이 민낯을 내놓아도 되는 건지?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그렇다고 두리뭉실하게 대충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남들의 시선과 평가가 두려웠다. 그래서 애써 오버하고 나를 포장하며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다. 그럴수록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고 머리가 아팠다. 두서없는 나의 글을 삭제하고 첨가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나는 노트북을 덮었다.


그러나, 스멀스멀 내 안에서 글쓰기에 대한 미련과 삶의 흔적을 풀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용솟음 쳤고 덮어두었던  노트북을 다시 열었다. 뭔가 답답하고 복잡한 내 마음속을 차분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보며 스스로 나에게 질문을 했다.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그렇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삶의 발자국을 남기며 살기로 했기에 글을 쓰려한다. 2007년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중. 고 논술교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늦은 나이에 도전을 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논술 선생님으로 살고 있다. 자기소개서 및 독후감 쓰기 다양한 글쓰기를 접목한 국어수업을 병행하며 내신 대비까지... 


버거운 논술 수업 준비를 해내느라 나름 스트레스도 받았고 힘이 들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그저 아이들이 좋았고, 전공은 교육학이니 나름 책 읽기와 글쓰기를 접목한 논술 선생님은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일기 쓰기를 꾸준하게 했으며 사춘기, 학창 시절, 결혼 후 두 아이를 키우며 쓴 태아 일기부터 육아일기까지 지금까지 쓰는 나의 일기는 지치고 피곤한 삶을 지탱해준 큰 힘이었다. 때로는 축배를 들만큼 뿌듯했고 행복한 글을 쓴 것 같다. 혼자 쓰는 글이 아니고 많은 사람에게 글을 공개하고 책으로 펴내는 일은 처음이라 서툴고 자신이 없지만 용기가 필요했다.


지나온 삶들을 가지런히 추억해보고 

지금의 삶보다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살고자 나는 글을 쓴다.


책을 읽는 마음으로 나의 삶도 좀 더 알차고 계획적으로 말이다. 나만의 독창적인 논술 수업을 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단계별 교재를 편집했듯이 나도 나만의 공간에서 삶의 순간들을 글로 옮겨보고 싶어 졌다.




브런치를 만나게 되었고 글을 쓰는 일이

조금씩  일처럼 느껴진다.


작가라는 단어보다 선생님이란 단어가 훨씬 익숙한 나에게 이제는 나의 글을 평가받고 싶어 졌다.학생들의 쓴 글을 읽어보고 첨삭을 해주던 내가 입시를 치르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혹여, 내 글이 물거품이 되더라도 나는 글을 계속 쓸 것이고 언젠가 나만의 책을 갖게 되는 상상을 하며 나의 수고와 땀을 가치롭고 소중한 글쓰기에 써보려 한다.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 있게 솔직하고 담백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만의 독창적인 글쓰기를 해보고 싶었고,

 창의적인 발상과 생각들을 공유하며 공감하고 싶다. 


그러려면 삶의 순간순간을 잘 기록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많은 것을 더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과 체험들을 귀 기울여 듣고 보며 스치는 모든 상황에 조금은 예민해져야 될듯하다. 그리고 매일매일 시간을 내어 글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길을 나는 왜 가려는 걸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 다만 내가 지치지 않게 꾸준히 글을 쓸 수 있고 열정이 소진되지 않도록 마음관리와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야겠다.  

 

반복되는 일상 속 글쓰기는 나의 삶에 활력소이며 

잠자는 내 영혼을 깨우는 작업이다. 


편지를 매일 쓰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글을 쓰고 있다. 언젠가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의 영혼을 살리고 마음의 근육을 만들 수 있다면...먼 훗날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지금까지 걸어온 나의 삶의 소중한 발자국을 글로 남겼노라고 말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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