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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꾹꾹 눌러 진실을 담았다.
11화
나도 해냈다.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by
아이리스 H
Dec 9. 2022
아래로
과거를 거슬러...
2017년 12월 중고 골프채를 선물 받았다.
그러나 난 1년 넘게 골프를 거부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나는 더운 날씨에서
'골프는 왜 치는 건가요? 구경만 할게요.'
2018년 12월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너무 쉽게 살았나 보다...
온몸이 아팠다. 포기하고만 싶었다.
'
골프를 왜 배웠을까? 진짜 어려워요.'
2019년 4월 5일 하노이 골프장에서
생전 처음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아들과 남편과 함께였고 결혼기념일이었다.
'골프랑 인연을 계속 맺을 수 있을 까요?
2020년 골프장 투어에 나섰다.
사진 찍기, 맛난 거 먹기, 땀 내기...
신나게 골프 초보시절을 보냈다.
'골프! 너는 내 운명 배우길 정말 잘했어요.'
2021년 공이 잘 맞기 시작했다.
골프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의 복병을 만나 운명은 살짝 비껴갔다.
'
골프 유튜브와 집안에 퍼터 기를
들여서 나 홀로 연습모드에 빠졌어요~'
2022년 2월 이후
골프고 뭐고? 남편이 아팠다.
코로나의 역병과 백신 부작용에
게다가 번아웃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졌던 남편이 3개월만에 살아났다.
'골프야~이제 다시 나에게 오렴 .'
2022년 6월 이후
한국에서 하노이로 돌아왔다.
3개월 만의 기적 같은 병원놀이를
끝내고 우리는 나란히 골프연습장을
다니며 건강을 회복해 나갔다.
'골프가 골병들었던 우리를 살려냈다.'
현재을 즐기며...
2022년 11월 30일
5년 전 나에게 쓰던 골프채를 드림한
그녀가 하노이에 놀러 왔다. 하롱베이와
사파 여행 후 골프 필드를 예약했다.
15년 구력의
그녀에게 4년 차 나는
겁도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동안 골프에 빠져 싱글을 치며
승승장구했고, 스크린 홀인원도 여러 번
했다는
소문이 들렸다. 게다가 열정도
많고, 파워풀한 건강미까지... 견줄 수도 없는
그녀였다.
그녀와 골프장에서 생전 처음
맞짱을 뜨게 되었다.
옴메! 기죽어 쫄면처럼 졸아 있었지만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많은 날들을 연습하며
여러 번의 필드 미스샷을 고치고 다듬어 갔다.
조금씩 똑바로 나가는 공
실수 샷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6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격전의 그날, 통쾌하게 깨졌다.
역시 구력 앞에 두 손을 들었다.
그날은 온몸의 세포가 얼음처럼 굳어진 듯
모든 샷이 내 맘에 들지 않았다.
가끔
노력은 배신한다.
운이 최고다 계속해?
날씨가 너무 더워서 못 친 거라고
핑계를 대며 골프채를 받게 되어
골프를 치게 되었는데... 못내
아쉬운 샷을 보여준 것이
마음에 걸렸다.
15년 이상의 구력을 하루아침에
이긴다는 건 욕심이었지 싶었다.
12월 2일 금요일
두번째
도전장을
보냈다.
갑자기 하노이 날씨가 영상 12도~
비도 오고 칼바람도 불고 심상치 않다.
또 다시 골프 예약을 잡았다.
갈까? 말까? 망설임도 잠시 한 번 더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겹겹이 옷을 입고 점퍼에 조끼까지
날씨만큼이나 매서운 도전이다.
남편들이 함께한 부부 대항전 이었다.
오늘은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치리라
골프장 근처 식당에 들렀다.
김치찌개와 계란찜 하나에 밥맛이 꿀맛!
이다.
오전 10시 드디어 골프 부부의 라운딩이
시작되었다. 밥값은
꼭 해야 하는데...
첫 홀 드라이버가 멋지게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나이스 샷이다.
그린에 올라갔다. 어머나!
그럼 그렇지! 퍼터가 말썽이다.
어허 이러다 또 꼴찌 하는 거 아냐?
그럴 수
없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럭저럭 잘 치며 가고 있었다.
10홀부터 또 다시 나이스 샷을 날린다.
골프는 장갑 벗기 전까지 모른다.
어! 어! 어! 어!....... 어!
벙커 안에 있던 남편의 소리다.
오! 오! 오! 오!..... 오!
그린에 있던 그녀의 소리다.
와! 와! 와! 와!........ 와우!
13홀에서 그린도 아니고, 엣지도 아닌 곳
30미터쯤의 거리에서 퍼터로 공을 세게
쳤다. 제주도펏 쯤 되는 거리의 칩샷이다.
기적처럼 공이 홀 안으로 빠져들었다.
진짜
보기 힘든
칩 버디를 해냈다.
뚝 떨어진
기온은 금새 후끈 달아 올랐다.
케디도 기쁨의 표현으로 갈대를 꺾어
인증숏을 남기게 해 주었다.
추위 대신 마음이 벅차올랐다.
우아~ 골프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
갈대밭에서 12월2일 칩버디
어느새 18홀이다.
나의 샷이 날씨가 추웠지만 더 잘 맞았다.
그녀와 남편을 한방에 이겼다.
믿어지질 않는다. 4년 차 초보 딱지를
이제 떼내도 되는 걸까?? ㅎㅎ
골프는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었고
갱년기 우울감도 한방에 날려 주었다.
골프는 이긴자와 진자가 말이 많아지는
수다 골프다. 그래도 좋다.
2022년12월 2일
그날의 기적과 떨림을 잊을 수가 없다.
2022년 12월3일
스크린 골프장에서 버디2개로 또 1등을 ...
했지만 밥은 그녀가 샀다.
미래를 꿈꾸며...
"공이 더럽게 안 맞네" 하는 친구에게
"공을 닦아서 치면 깨끗하게 쳐질 거야"
"에휴 오늘도 밭매고 왔어" 하는 친구에게
"밭이라도 멜 수 있는 힘과 시간이 있잖아"
"이 더위에 내가 미쳤지..." 하는 친구에게
"무엇이든 미치면 잘 살고 있는 거야~"
"아이고, 오! 마이갓, 엄마야, 아이코! "
"하하하, 호호호, 헤헤헤 후후후"
나이스 샷, 굿샷 어디로 다 소풍 가고
생크샷, 뱀 샷, 뽕샷, 헛스윙까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닌 실수 샷에
풀리지 않는 마음속 ~~~ 부글부글
김치찌개가 끓어 넘치기도 하지만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18홀을
향해 공을 날리며 땀을 흘린다.
벙커를 겨우 피했건만 또 벙커로 날아가는
벙투벙 ㅎㅎ 삼단 벙커 전을 치르고 나면
갈기갈기 찢어진 내적 갈등....
골프 때려치우자 때려치워! 하면서도
"공치러 가자!"
한마디에 오케이!
또 또 골프가방을 챙겨고 있다
.
잘한 것만 기억하고 싶은데...
못한 것만 생각나는 골프의 세계
누릴 수 있을 때 맘껏 누리기로
했다.
50대 나는 하노이에서 골프에
빠져 갱년기를 모른다.
골프 필드 비와 케티 비 식사비 찻값 포함
처음엔 돈 돈 돈 아까웠다.
탁 트인 그린 잠시 빌려 행복을 모아 왔다.
땀나게 공 백개를 치고 나면 상쾌하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포기하지 마라! 연습만이 살길이다.
귀를 닫고, 입을 닫고, 몸을 써야 한다.
힘으로 치는 게 아니라, 회전력을 이용해야 한다.
후회 없이 즐기려면 잘 쳐야 한다.
연습과 노력이 얻어낸 결과다.
돈이 많은가? 시간이 많은가?
저울질을 해본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건강을 되찾았다.
시간 없다고 쫓기는 삶에서 자유로워졌다.
무릎 위로 올라가는 미니 스커트는 입었다.
지루할 틈이 없다.
인생 뭐 잘살면 되는 거다.
60대 70대까지 가능할까?
언젠가 골프 홀인원의 꿈을 이뤄냈다는
기적 같은 글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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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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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숏게임 퍼팅!!
10
행운은 너에게로~
11
나도 해냈다.
12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13
플라밍고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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