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눈물속에 행복이 숨어 있더라!
01화
아픔만큼 진짜 성숙할까?
조금씩만 성숙하렴~~
by
아이리스 H
Jun 12. 2023
아래로
"엄마, 나 왔어요."
"그래, 오늘도... 아니 왜 그래?"
"엄마, 발목인대가..."
" 에고... 어쩌다가..."
퇴근길에 발목에 작은 깁스를 하고 돌아온 아들
며칠 전부터 계속 다리가 아프다며 절뚝거렸다.
'그러다 말겠지 ~~' 했는데.... 급기야 병원 치료를
받고
오다니... 안쓰럽다.
아픔만큼 진짜 성숙할까?
회사 인턴을 지나 사원이 되었고, 어느새
돈의 무게만큼 아들은 달렸을 것이다.
회사에 취업했다고 축하해 주었는데...
발목인대가 손상될 정도로 종종걸음을
쳤을 아들을 떠올리니... 맘이 짠하다.
면접날 잠깐 신었던 구두를 신고 정장을 입었다.
무슨 일? 운동화를 즐겨 신던 아들은 3주 전 주말
금요일에 직장 내 결혼식 사회를 보게 되었다며
구두를 신고 한껏 멋 부리고 나갔다.
하루종일 일을 하고 저녁에 결혼식을 하게 되어
늦도록 정장에 구두를 신고 피곤했을 터
그 후로
다리를 절뚝거렸다. 발목이 불편해 보였다.
주말에 쉴 줄 알았더니 주말도 회사에 나갔다.
회사에서도 막내이다 보니
분명
이런저런 일들과
스트레스가 있었을듯하다. 곱살스러웠던 아들이
쌩쌩 찬바람을 일으켰다. 강풍이다.
나도 휩쓸릴까? 염려스러워 조용히 지켜보았다.
"아들아, 좀 쉬어가라는 신호이니...."
월차를 쓰라고
했지만 책임감에 깁스를 하고도
토요일, 일요일 2주 연속 회사에 나갔다.
속상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통장에 돈이 쌓이고, 돈 쓸시간이 없다며...
흐뭇해하던 아들이 예민해졌다. 발목이 아프니
머리감기도 불편했고, 깁스 한 발에 맞는
신발도 없어 슬리퍼를 신고 출근을 했다
.
절뚝거리며 ㅠㅠ
대신해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
그저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밖에 없었다.
간절함이 통했을까?
아들의 발은 오래갈 줄 알았는데.. 2주 만에
반깁스를 풀었다
.
하노이 날씨는 연일 40도였다.
정전사태가 이곳저곳에서 터졌다.
발목 반깁스가 불편하고
더웠으리라
힘들고 답답해서 벗겨낸 줄만 알았다.
"엄마, 신기하게 발목이 좋아졌어요~"
부드러운 송풍이 불었다.
"엄마, 뭐 드시고 싶은 거요?"
애교가 넘친다.
"아들아, 아프다고나 하지 마라"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고 있었다.
남편이 바쁘거나, 아들이 바쁘면...
난 혼자 밥 먹는데 익숙하다.
아들도 아프고 엄마도 아프고
남편도 좀 한가하니 이제야
셋이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배달시킨 돼지고기 김치찜
돼지고기 묵은지 김치찜을
배달받았다.
흔하디 흔한 김치찜 하나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하하하 호호호 웃게 되었다. 꿀맛이다.
그렇게 5월은 더디게 지나갔다.
아들이 괜찮아지고 나니
나에게 갑자기 몸살이 왔다.
온몸 구석구석이 아팠다.
갑자기
몸도 마음도 바람 빠진 풍선인형처럼
기운이 없고 만사가 귀찮았다.
좋아하는 골프도 쉬어갔다. 에휴~~~
아픔만큼 성숙하는 거? 나도 해당될까?
아프지 않고 성숙되어 감 안 되는 건가?
남편은 말했다.
"너무 열심히 살지
마슈~
당신 슬슬
살아도
돼야
당신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으니 말이야
아들도 이제 알아서 스스로 챙길 나이 되었고
아픔만큼 성숙하는 거 맞다니까..."
"이제 우리나 잘 챙기며 살자고..."
씁쓸함이
.
..
1단, 2단, 3단 바람세기가 있어도
강풍,
약풍, 송풍... 변경이 버퍼링 걸릴 때
회전해야 할 때 덜덜 떨거나 소리가 나는
오래된 선풍기
모드다
.
인생 속 어떤 시련에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무한 사랑이고, 관심이고, 마음 씀이 아닐까?
약을 다량 복용 후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픔만큼 성숙한 아들과
아픔만큼 애틋한 엄마는
오늘도 잘 버티며 살아내고 있다.
6월의 두 번째 주말 아들이 용돈을 준다.
월급날이라며...
아들 발목 인대값을 지불한 용돈에...
눈물이 난다. 에구구... 하면서 쇼핑을
간다. 오래간만에 몸도 마음도 가볍다.
아들도 엄마도 아픔만큼 성숙한 거다.
조금씩 아프고 조금만 성숙하고 싶다.
"
엄마, 맛난 거 드시고 힘내세요~~
아들이 있잖아요 ㅎㅎ"
"
아들아, 돈관리도 중요하지만 몸관리가
더더 중요한 것이여 ~~^^
맘대로 아프기 없기 ㅎㅎ"
조금만 아프고 조금씩만 성숙하기로...
행운보다 행복함이
강풍보다 부드러운 송풍이 좋다.
행운보다 행복
keyword
아들
성숙
아픔
Brunch Book
눈물속에 행복이 숨어 있더라!
01
아픔만큼 진짜 성숙할까?
02
아들 자랑하려면 커피 사라네요
03
마음을 모아모아~
04
휴가후, 아들이 사표를 냈다.
05
동생이 맨날 이겨?
눈물속에 행복이 숨어 있더라!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5화)
95
댓글
20
댓글
20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아이리스 H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회사원
베트남 하노이에서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공유합니다.
팔로워
614
제안하기
팔로우
아들 자랑하려면 커피 사라네요
다음 0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