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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퉁퉁증 Jun 29. 2022

일본에서 좋은 사람들만 만났냐고요? 설마요.

일반화는 금물입니다.

나와 주변 사람들이 겪은 황당한 일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는 일본에 유독 이상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세상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들은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읽고 일반화는 하지 말아 주시길 당부하고 싶다.




자전거를 타고 헤드폰을 들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던 길이었다. 맞은편 횡단보도를 건너던 자전거를 탄 아저씨가 나를 향해서 뭐라고 말을 하길래 쳐다봤더니 아니 글쎄. 엄지 손가락을 추켜올리며 "카와이! (귀여워)"를 외치고 있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페달을 밟아 도망쳤다.




학교가 끝나고 상점가를 걷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직감적으로 나에게 말을 걸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나에게 다가오더니 "시간 있어?" 라며 말을 걸었다. 당황한 나는 "없어요" 하고 얼른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왜 대답까지 해줬나 싶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교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도시락을 산 아저씨 손님에게 "(도시락) 데워드릴까요?"라고 묻자 "너를 데워주고 싶어"라고 대답했다는 것. 소름.




내가 아는 두 사람은 친구다. 한 명은 30대 돌싱 언니, 또 한 명은 가정이 있고 딸이 둘이나 있는 50대 아저씨. 같은 모임에서 만나 여름휴가도 함께 다니고 취미 생활도 공유한다. 밥값도 전부 아저씨가 낸다. 언니가 결혼 준비를 할 때 아저씨가 따라가 드레스 사진도 찍어줬다. 언니는 아저씨의 딸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에도 놀러 간다. 그리고 언니와 아저씨는 단 둘이 한국 여행을 한다. 신기한 친구 사이다.




거의 막차인 지하철에서 내려 출구를 향해 플랫폼을 걸었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샐러리맨 아저씨가 성큼성큼 걸어와 몸이 돌아갈 정도로 어깨빵을 하고 지나갔다. 저녁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 공간도 많았는데 누가 봐도 고의적이었다. 아직까지도 불쾌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시부야를 혼자 걷고 있을 때 말을 걸어온 사람이 있었다. 정중하게 와서 말을 걸기에 '스미마셍' 하며 지나가려고 했지만 다시 한번 명함을 꺼내며 이야기를 하길래 우물쭈물하다 명함을 받았다. 본인은 미용사인데 커트 모델이 필요하다며 해 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저녁이었고 이상한 사람일지도 몰랐기에 시간이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내 손을 내려치듯이 명함을 낚아채며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졌다.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한국 장수 아이돌의 공연을 보고, 본의 아니게 그들이 떠나는 하네다 공항까지 차를 타고 쫓아가게 되었다. 같이 간 사람들 때문이었는데 맹세코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 또래 일본인 A상과 A상의 엄마가 그 아이돌의 열렬한 팬이었고, 공연을 같이 보러 갔다가 얼떨결에 공항까지 끌려(?) 가게 된 것이었다. 공항을 가던 그 차는 여태껏 일본에서 탔던 차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달렸다. 그 차는 A상의 남편이 운전해 주었다.

부인과 장모님의 취미 생활에 그렇게까지 한다고?




대학 동기 이야기다. 신주쿠역 앞을 걷던 동기에게 다가온 할아버지. "가방 사러 갈래?"




자전거를 많이 타는 일본. 오밤중에 술 취한 상태로 자전거로 귀가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집 앞 자전거 주차장에서 자물쇠를 채우다가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도미노로 전부 쓰러뜨렸다.

그 사람은 바로 일본에 살던 나야 나. (넘어진 자전거는 바로 잘 세워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일반화는 하지 말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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