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 9월호에 글을 실었어요
에세이 9월호에 실린 글을 읽으며 브런치 연재글을 쓰고 있다. 9월호에는 세 갈래의 산책길에 관하여 글을 썼다. 무더운 한 여름 한 달과 추운 한 겨울 한 달을 제외하고는 일주일에 서너 번 산책을 나선다. 그 산책길에 대한 소개와 함께 살면서 선택이라는 순간을 경험한 이야기들을 함께 이어 나갔다.
에세이 쓰는 일은 요리를 하는 것과 많이 닮았다. 일상의 이야기라든지. 기억 너머의 추억, 책이나 영화를 통해 뇌 깊숙이 담아 놓았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어 맛깔스러운 에세이를 만들어 낸다. 양념이 들어가기도 하고 화력을 통해 조금 익히기도 한다. 예쁜 접시에 음식을 담아내듯 글 구성도 예쁘게 다듬는다. 하나의 영감이 떠 오르면 그와 맞는 이야기들을 떠 올린다. 사소하게 나누었던 대화조차도 멋진 애피타이저가 될 때가 있다. 글의 서두에 자주 사용하는데, 주제로 바로 들어가기보다는 일상의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주제를 붙들고 깊이 생각하며 글을 적다 보면 오래된 추억 속에서 섬광처럼 떠 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주로 주제를 이야기하고 나서 덧붙이는 글로 채택한다. 이야기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돕는 글이 된다. 마지막은 시선의 중심을 꿰뚫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 나만의 시선을 담은 결론을 마지막 문장으로 가져온다.
퇴고를 10번 정도 하게 된다. 시간 차이를 두거나 하루 이틀 정도 기간을 두고 퇴고를 한다. 한글 파일에 원고를 작성하는데, 할 때마다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버튼을 눌러서 새롭게 글을 저장한다. 하루 정도 지나서 글을 열어 보면, 지난번에 쓸 때는 보이지 않던 내용이나 흐름을 보게 된다. 어울리지 않거나 흐름과 다른 내용을 조금씩 바꾸어 보기도 한다. 설명 없이 단순하게 써 놓은 문장에는 살을 붙이고, 그때의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글을 첨가한다. 무거운 내용은 간단하게 줄여서 가볍게 읽고 넘어갈 수 있도록 바꾸어 간다.
마지막 단락에 공을 많이 들인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고민을 하게 된다. 제목도 또 하나의 관문이다. 제목은 가끔 챗지피티에게 물어본다. 대답해 주는 다양한 제목들을 가지고 와서 마음에 맞는 제목으로 다시 만들어 간다.
매 달 한 편의 에세이를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월간 에세이 청탁을 통해 의무적으로라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