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에서 12화 연재로 이어가자고 연락이 왔어요
9월 초였다. 모르는 폰 번호로 연락이 왔다. 망설이다 핸드폰을 연결하니 월간 에세이 편집장님이었다. 3회 연재로 쓴 글을 12회까지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며 손을 내미셨다. 내년에나 인연이 될까 기대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 그동안 이메일로만 만난 사이라 통화는 처음이었는데 맑고 낭랑한 목소리가 내 마음속으로 굴러 내렸다. 흔쾌히 승낙하고는 다음 주까지 에세이 글을 보내기로 했다.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늘 그랬듯이 영감을 주시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영감은 바로 다음날 직장에서 동료들과의 대화 속에서 내려왔다. 인증제 준비로 바쁜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나눈 대화가 글의 소재로 정해졌다. 월간 에세이에 처음 글을 쓰고부터 2층 동료들은 글감에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다. 이번 대화 중에서도 "에세이 주제로 쓰면 좋겠어요"라는 권유를 들었다. 모두 어떤 글이 나올지 궁금해하고 응원해주고 있다. 글의 구성을 머릿속에서 넣어 두고 있다가 주말에 무전기 정기모임을 위해 평택으로 가는 기차에서 글을 썼다. 여행을 하는 설렘을 안고 써 내려가는 글은 막힘이 없다.
처음 12회 연재로 이어가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잠시 망설여졌다. 병원 인증제가 11월에 있어서 업무가 바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인증제 준비로 받는 스트레스를 흘려보낼 곳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뒤따라 왔다. 연말에는 '에세이 쓰기' 전자책도 구상하고 있었는데 더 깊이 있는 에세이에 도전해 볼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환영의 대답을 전했다. 3번의 연재를 마무리했던 지난달에는 에세이 쓰기 감각이 떨어질까 봐 '오뚜기 푸드 에세이 공모전'에도 도전을 해 보았다. 글쓰기는 쓰지 않으면 감각이 금세 녹이 슨다. 이번 기회로 의무적으로라도 쓸 기회를 얻어서 기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