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더 오래 남는것

by 축군인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말을 한다.

군팀 생활 태도, 복장, 인사, 태도까지.

훈련장에서뿐 아니라 생활관에서도

“왜 이렇게 늦게 움직이냐”

“정리 정돈 안 했어?”

“보고할 땐 정확하게 해야지”

라는 말들이 입에 붙어버렸다.


관리자라는 자리는 늘 말을 해야 하는 자리였고

나는 그 책임처럼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지시하고, 조언하고, 지적했다.


그렇게 말하는 게

선수들을 더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말들이 선수들 안에 남아 있을까?

아니면,

내가 직접 보여준 모습이 더 오래 남아 있는 건

아닐까?


선수 시절,

내게 가장 영향을 준 지도자의 ‘말’은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보다 기억나는 건

그가 말없이 보여줬던 태도,

매일의 일상 속에 스며든 행동이었다.


누구보다 먼저 훈련장을 정리하고,

항상 같은 자세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던 눈빛.


그 말 없는 움직임이

오히려 내 마음을 더 크게 움직였다.



이제는 내가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나도 조금씩 깨닫고 있다.

말은 순간이지만, 행동은 오래 남는다는 걸.


그래서 요즘 나는

조금은 말을 줄이려 한다.

조금 더 눈으로 바라보려 한다.

침묵 속에서도 선수들이 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하루를 조용히 쌓아간다.



아직 말로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많지만,

결국 선수들에게 오래 남는 건,

훈련장의 소리보다

지도자의 눈빛, 몸짓, 그리고 행동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남긴 침묵이,

그들의 마음속에서 오래 울리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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