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그 선수는 명단에 들지 못했고,
선택받지 못했다.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동료도, 지도자조차도
눈앞의 경기와 결과에 집중할 뿐이었다.
그의 오늘 하루가 무너졌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아마 나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명단 발표 후 조용히 그 옆에 앉았다.
말을 꺼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너, 요즘 훈련하는 거 내가 다 보고 있어.”
그 말이 입에서 나오는 데까지,
나는 꽤 긴 망설임을 삼켜야 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거란 걸,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툭 던졌다.
“기회는 언제 올지 몰라.
지금은… 준비하는 시간일지도 몰라.”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내 뒤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감사합니다, 코치님.”
그 며칠 뒤였다.
내 책상 위에 텀블러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 조그마한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그날 코치님의 말이, 제 마음을 조금 꺼내주셨습니다.
다시 훈련에 집중해볼게요.”
그 쪽지를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이 잠깐 멎는 기분이 들었다.
무대에 오르지 못한 누군가의 마음,
그 무게를 나 혼자 안고 있었다는 착각을
그는 조용히 깨주었다.
선수이기 전에, 그는 군인이었고
군인이기 전에, 그는 한 사람이었다.
코치인 나는,
그 마음 하나를 지켜주는 사람이고 싶다.
경기를 뛰는 이들만이
모든 걸 증명하지는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