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그리고 하루의 휴식이 주어졌다.
몸은 가벼웠고, 마음은 더없이 편했다.
아내와 함께 삼겹살을 먹고,
쇼핑몰에서 아기의 첫 베넷저고리를 골랐다.
산책도 하고, 영화도 봤다.
‘아, 삶이 이런 거구나.’
그저 모든 게 다 감사했던 하루였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가 졌다면, 오늘 이 하루는 어땠을까?’
내가 느끼는 감정 하나가
하루를 송두리째 바꾼다는 사실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승리 후의 도파민,
패배 후의 무기력함.
이 두 감정을 일주일 간격으로 반복해서 마주하며,
지도자와 선수는 그 사이를 줄타기하듯 살아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평정심’이라는 단어다.
경기 결과에 따라 감정이 휘청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너무 오래 품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늘이 아무리 좋았어도,
내일은 다시 훈련을 짜야 하고,
다시 누군가를 다독여야하고,
다시 누군가에게 고개를 들어야 한다.
이 글은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다.
흔들리면 어떠냐고.
우리는 결국 또 중심을 잡고 서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는,
이 승리의 도파민이 꺼진 다음에도
또 한 발을 내딛기 위해
조용히 내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