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도파민과 패배의 무게 사이에서

by 축군인

이겼다.

그리고 하루의 휴식이 주어졌다.

몸은 가벼웠고, 마음은 더없이 편했다.


아내와 함께 삼겹살을 먹고,

쇼핑몰에서 아기의 첫 베넷저고리를 골랐다.

산책도 하고, 영화도 봤다.

‘아, 삶이 이런 거구나.’

그저 모든 게 다 감사했던 하루였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가 졌다면, 오늘 이 하루는 어땠을까?’


내가 느끼는 감정 하나가

하루를 송두리째 바꾼다는 사실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승리 후의 도파민,

패배 후의 무기력함.

이 두 감정을 일주일 간격으로 반복해서 마주하며,

지도자와 선수는 그 사이를 줄타기하듯 살아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평정심’이라는 단어다.


경기 결과에 따라 감정이 휘청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너무 오래 품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늘이 아무리 좋았어도,

내일은 다시 훈련을 짜야 하고,

다시 누군가를 다독여야하고,

다시 누군가에게 고개를 들어야 한다.


이 글은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다.

흔들리면 어떠냐고.

우리는 결국 또 중심을 잡고 서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는,

이 승리의 도파민이 꺼진 다음에도

또 한 발을 내딛기 위해

조용히 내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내일 4월20일 일요일 부터

축군인의 그라운드 밖에서

본격적인 연재가 시작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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