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by 축군인

지방에서 근무하게된 나에게

장인어른이 타시던 제네시스를

“새차 사기 전까지 그냥 타라”며 내게 주셨을 때,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2011년식.

오래됐고, 처음엔 잔고장도 많았다.

전자식 브레이크는 고장 나 있었고,

운전석에서 트렁크도 열리지 않았다.

탈수록 불편함이 쌓였고,

‘이쯤이면 그냥 바꿔야 하나’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며 정이 붙었다.

고장 난 걸 하나씩 고치고,

내 손을 거치며 살아나는 걸 보면서

점점 이 차를 다르게 보게 됐다.


“버릴까?” 했던 물건이

어느 순간,

‘이건 나만의 것’이 되는 경험.

이 차가 딱 그랬다.


요즘엔 잔고장도 줄고,

엔진 소리도 부드럽다.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이니까

더 오래 함께하고 싶어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쳐 쓴다는 건, 단순히 아끼는 게 아니다.

그건 마음을 붙이는 과정이다.


나는 그동안

무언가 고장이 나면 쉽게 버렸다.

차도, 물건도, 때로는 관계도.

‘새로운 게 낫겠지’라는 생각에

쉽게 돌아선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이 차를 고치며 알게 됐다.

버릴 줄만 알았지,

다시 살려보려 한 적은 없었다는 걸.


이제는 이 차와의 시간이 고맙다.

한 번쯤은 바꾸고 싶던 그 차가

지금은 오히려 나를 닮아 있다.


조금 낡았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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