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용기

by 축군인

요즘 들어 부쩍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무모해 보일 만큼 움직이고,

두려움을 안은 채로 도전하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직접 부딪히는 사람들.


그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난 왜 아직,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을까.”



서른다섯.

내 친구는 지금 그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


20대에는 해외를 전전했고

30대 초반엔 사업을 하기도 했다.

크게 성공하진 않았지만

조금씩 기반을 잡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연기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이 농담처럼 들리려는 찰나,

정말로 연기학원에 등록했고

실제로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몇 초 남짓 등장하는 배역이었다.


그뿐 아니다.

강남에 있는 영화사 사무실을

하나씩 찾아가며

자기 프로필을 손에 들고 발품을 팔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이 나이에’ 시작하기엔

세상의 시선도, 자기 안의 회의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친구는

“지금 아니면 더 늦을까 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사실,

나도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갈망이다.


하지만 내겐

‘지금’이라는 시점이 늘 어렵다.


가정을 책임지고 있고

일을 내려놓기 어렵고

무엇보다 지금의 틀을 깨는 게

나 하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뒤로 미뤄왔다.

계속 준비만 했다.

계속 핑계를 만들었다.



그런데 친구를 보면서 느꼈다.

이건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믿어주는가”의 문제라는 걸.



나는 아직,

시작하지 못했지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은 움직임이라 믿어보기로 했다.



“시작할 수 있는 용기”는

완벽한 타이밍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를 믿어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이 글은 《그라운드 밖에서》 시리즈입니다


경기장이 아닌, 삶의 무대에서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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