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아닌

by 축군인

어릴 때부터 나는 누군가의 기대를 받는 사람이었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더더욱.

성적, 입단, 경기 출전…

누군가가 내게 거는 기대는

언제나 내가 넘어야 할 ‘기준’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전히 그 기대를 쫓고 있다.


선수에서 지도자가 되었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도

나는 자꾸만,

누군가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 한다.


감독의 시선,

선수들의 평가,

부모님의 눈빛,

심지어는 내 아내의 기대까지.


그 안에서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를 놓치고 살아왔다.


“나는 괜찮은 코치일까?”

“나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누구를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 걸까.

정말 나를 위한 길을 걷고 있는 걸까.


기대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족쇄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또 그 기대가

내 마음을 짓누르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나는 그 기대에서 조금씩 벗어나 보려 한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아이에게도 그런 아빠가 되고 싶다.

성적보다 마음을,

성과보다 과정을 먼저 보는 사람.


지도자로서도 그런 코치가 되고 싶다.

결과보다, 한 사람의 삶을 오래 바라봐주는 그런 어른.


나는 아직도 기대에 목을 매고 있지만

이제는 그것이 아니라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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