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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k Sep 15. 2023

인생 버킷리스트를 시작하다.

3 부자 배낭여행-사전준비 1

인생 버킷리스트를 시작하다.

요즘은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의 삶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을 하기 전엔 배낭여행도 자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결혼에 대한 결정도 한 달여간의 배낭여행을 통해 결정했을 정도로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홀로 떠난 한 달 동안의 배낭여행에서 혼자 살아갈 외로움의 무게를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하고 결혼해야겠다 마음먹었으니 말이다.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2008년의 배낭여행을 통해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추가되었다. 그것이 바로 자녀와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아직 결혼할 여자친구도 없었는데 만들어진 버킷리스트!


지금도 좋아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좋아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와 세계테마기행 같은 공중파 프로그램을 섭렵하고 최근엔 다양한 여행유튜버의 영상을 즐겨본다. 그 당시 차마고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일단 배낭여행 장소는 차마고도로 잠정결정했다. 시솽반나, 샹그릴라, 티베트 등 얼마나 정감 가는 지명들인가? 물론 저 지명들이 내포하고 있는 자연적 경외감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여하튼, 이후 만난 여자친구들에게는 나의 버킷 리스트인 '자녀와 배낭여행'에 대해 길게 얘기하곤 했다.


결혼을 하고 자녀는 아들 둘이 태어났다. 잔병치레도 많고 아기를 어린이 수준으로 키우면서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차마고도 배낭여행은 이제 내 체력으로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커졌고, 조사를 해 볼수록 일반인이 갈 여행지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첫째가 어린이에서 청소년의 모습을 띄기 시작하면서 이제 시간이 됐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미운 3학년을 지나는 둘째도 서서히 듬직한 어린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배낭여행을 구체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1~2년 시간이 지나고 좀 더 아이들이 안정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한 후에 갈 수도 있었지만, 내가 나이 들어가는 것도 이젠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아이들이 배낭여행에 적합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내가 배낭여행에 적합하지 않게 나이 먹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단 장소 선정이 중요했다. 아내는 본인도 짧게 합류할 테니 유럽으로 가자고 했다. 나는 동남아여행 전문가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애정하는 동남아로 간다고 했다. 아내는 애들 학원 문제도 있으니 2주 정도로 다녀오라고 했다. 나는 최소 한 달은 돼야 된다고 했다. 첫째는 배낭여행이란 얘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흥미를 보였다. 둘째는 차를 오래 타는 것이 부담이라고 했다. 이런저런 문제로 배낭여행을 간다고 마음먹은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났다. 나는 나름 다양한 지역을 물색하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비행기 노선을 구성하고 가격을 알아보고, 육로-해로-항로에 따른 이동 수단까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생각나는 대로 장소를 선정하고 이동경로를 짜서 간단한 여행경로를 구성해 보았다. 짜고 나니 이건 뭐 고난의 행군을 방불케 하였다.

 이후에도 나라를 넣었다 뺐다, 도시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이동 동선을 구성해 보았는데 초3과 초5를 데리고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여 많은 곳을 빼고 단순화시켰다. 이렇게 간략한 일정 조정만 일주일 이상 시간을 보내고 있어 피곤이 밀려올 즈음, 일단 항공권을 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해공항을 출발하여 호찌민-쿠알라룸프르-비엔티안-하노이-김해공항으로 돌아오는 항공권으로 예약 완료. 이제는 진짜 떠난다는 맘으로 하나 하나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3 부자 배낭여행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20년 전 처음으로 떠났던 배낭여행 사진을 찾아보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2002년 12월 초 군생활을 끝내고 전역기념으로 임용고시를 쳤다. 물론 합격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 해 1월 중순까지 군대 후배랑 배낭여행을 했었다. 그때 방문했던 중국-베트남-캄보디아-태국의 일정은 아직도 눈에 선하게 남아있다. 20년이 지나 지금의 여행지와는 많은 차이가 나고 동료도 군 후배에서 아들 2명으로 바뀐 여행을 이제 시작해보고자 한다.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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