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

막강한 김치

by 새벽종 종Mu

늘 많은 일이 있다.

그래서 늘 할 말이 많다. 내놓고 말을 할 만하지 않으면 가슴으로 대화한다. 내가 듣고 내가 말하고... 그래서 난 늘 말하는 사람이다.


지난밤, 현기증에 토할 것 같은 역함. 불 끄고 누워서 이 고통 속에 밤을 새우게 되나... 조금은 걱정이었다. 다행히 새벽녘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덕분에 현기증과 역한 기분이 사라졌다.


병원비도 아깝고 예정 없이 만나는 불친절한 의사도 싫은 나는, 약간의 통증 정도는 악화되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견딜 요량이다. 그러나 마치 배멀미나처럼 속이 뒤집히는 그런 고통은 견딜 수 없다. 그 점에서 정상적으로 돌아온 아침은 많이 고맙고 이만하면 '살 만했다'라고나 할까.

상가골목길, 추운날 피어나는 꽃잎

간밤에는 못 간다고 연락을 해야 하나 마나 망설였던 약속, 오전에 외출 준비를 하고 가기로 했다. 이제 살 만하니...


무엇보다도 이 마지막 수업을 취소하면 마음 구석에서 찝찝할 것 같은 기분. 11월에 시작한 중국어 교습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이 4번째 수럽인데 이 4번째를 마지막으로 수강을 마치기로 한 데다가, 지난번에 수강료를 완불하지 않은 점도 있어서, 내가 만약 오늘 수업을 취소하자고 하면, 나와 약속한 강사님은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나 또한 현실적인 고려를 하는 사람이라 나머지 수업료를 송금하더라도 오늘치 결석한 시간까지 포함해 완납하려면 속이 쓰릴 것이다. 반대로 이 컨디션에 출석하여 크게 많은 걸 배우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원래의 약속을 지키면 강사님에게도 나에게도 이 만남이 상쾌한 것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상쾌함을 늘려간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 같다.

나름 고충이 많아 일일이 다 신경쓰지 못했던 시절도 분명 있었지만, 노력할 수 있는 한 노력하고 싶은, 관계에 대한 성실함.


교습소까지 도착, 드디어 강사님께 나머지 수강료 전달, 그리고 오늘 말하기의 주제인 "낙관주의"에 대해 토론함으로써 나름의 노력을 또 하나 마쳤다.

쌍리단길의 전신주ㅡ쌍문역

나중에는 중국어를 내던지고, 공통 모국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하호호 웃음소리도 터트리며 강사님도 나도 이 시간에 나누고 싶은 말을 나눈 것이다.


이것으로 좋다. 내심 흡족한 순간,

혹시, 같이 점심식사하고 가실래요?

강사님의 제안.

아, 좋아요! 금세 튀어나올 뻔한 응답.

어떤 과목이든 나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같이 식사하자고 해 주면, 나는 당연히 기쁘게 응락한다. 배움은 끝이 없고, 나는 늘 학생으로서 선생님에 대한 공손함 반 천진함 반의 마음 상태이므로.


그러나 오늘은 김장김치 받으러 오라는 전화가 있어서. 한국 사람인 내게 김장김치는 만사 제치고 1순위일 수밖에 없어서...


빈손으로 김장김치를 받으러 갈 수 없어서 아보카도라는 과일을 선물로. 아보카도 하나를 깎아 접시에 올려놔 주는데, 접시 그림이 맘에 들어서 찰칵!

아참, 오전에 중국어 선생님에게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

건강해지길 바란다면서, 유튜브에 "walk at home"을 따라 해 보라고.

굉장한 수확이다.

이것으로 오늘 나는 겨울나기에 빠질 수 없는 김장김치와 실내 운동법, 이 두 가지를 얻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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