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예방교육-
(사진출처:픽사베이)
우리 아파트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는 듯하다. 정확하게 알아본 것은 아니지만, 앞집에 초등학생이 살고 있는 것은 확실하고, 다른 집에 초등학생 연령 이하의 아이가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층간소음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전에 살던 집에 비하면 '절간'처럼 조용하다. 그래서 층간소음은 잊은 지 오래다. 그런데, 이번 추석 때는 달랐다. 멀리 떠난 자녀가 와서 그런지, 뛰는 소리가 가끔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명절이라 할머니 댁에 온 손자 손녀이겠지 여긴다. 연휴가 끝나니 원래대로 조용하다.
얼마 전, 교실에서 층간소음예방교육이 있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교육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시대에 맞는 '맞춤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간과할 수 없다. 강사는 한국환경보전원에서 파견되었다. 한국환경보전원은 환경부 소속 국가 출연기관이다. 한국환경보전원 누리집에 들어가 원장의 인사말을 보니,
"한국환경보전원은 환경정책기본접에 근거하여 환경보전에 관한 조사연구, 기술개발, 교육 홍보 및 생태복원 등을 국가 출연기관으로 전환하여 새롭게 출발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기관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여 환경보전을 위한 교육과 문화 확산, 자연환경 및 생태복원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여 신뢰받는 환경보전 전문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쓰여 있다.
'한국환경보전원의 층간소음 예방교육이란, 유아 및 초등 1~4학년 대상에게 층간소음 예방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층간소음 갈등의 주요 발생원인인 어린이의 뛰는 소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어린이에게 이웃에 대한 이해와 배려와 올바른 환경가치관 및 행동 정착을 유도한다."
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공동주택 보급률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도시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시민이 아파트, 빌라 등의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세대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으로 인하여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이웃을 생각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교육이라고 본다. 더구나 공동주택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의 심각성을 어렸을 때부터 인지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간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은 강사의 지도에 따라, 서약서를 작성했다.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서약서에 들어갈 내용의 예시를 들어보면,
-사뿐사뿐 걸어요.
-밤에는 악기연주를 하지 않아요.
-집안에서 공놀이를 하지 않아요.
-문은 살짝 닫아요.
-쿵쿵거리지 않아요.
-매트 위에서 놀아요.
-휴대전화를 바닥에 놓지 않아요.(진동이 울리면 방바닥이 울리고 아래층 이웃에게는 천장에서 울리게 됨.)
이와 더불어 층간소음을 예방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을 강사가 알려준다.
-폭신폭신한 실내화를 신어요.
-음악을 들을 때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방법도 좋아요.
-블록 놀이 등을 할 때는 바닥에 매트를 깔고 해요.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의자 양말'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이웃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강사는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초등학교에서 이런 교육이 그 효과를 이루려면 가정에서의 학부모의 협조가 절실하다. 아무리 학교에서 교육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가정에서 생활하는 데에 학부모가 이를 무시한다면 교육 효과는 없다.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되려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예민해서 어떻게 사느냐.'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나로 인하여 힘들어하는 이웃이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우리 집 바닥은 이웃집 천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