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왜 "그냥하기"가 쉽지 않을까
"그냥" 이라는 말 뒤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오면 말이 아주 가볍게 들리다 못해 날아갈 정도입니다.
그냥 놀아, 그냥 게임해, 그냥 TV봐 같은 것이죠. 그런데 안해보거나 하기싫은 것들이 뒤에 붙는다면 말이 무거워집니다. 주로 내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때에도 그렇죠.
그냥 공부해, 그냥 운동해, 그냥 일 해 처럼 말이죠. 무언가를 그냥 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아는데 뒤에 하기 싫은 것들이 오면 달에서 지구에 온것마냥 무거워지고 실행하기 어려워집니다. 누군가 나에게 하는 말 일때 도 그렇죠.
탑 모델이자 방송인인 한혜진님이 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10만이 넘는 기념으로 Q&A를 진행한 영상이 있는데요 그 영상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Q: 진짜 운동하기 싫은 날은 어떻게 하시는지?
한혜진: 그냥해요, 그냥 해, 그냥 가! 생각 자체를 하지마!
Q: 다이어트할 때 마음을 독하게 먹는 방법
한혜진: 마음을 먹을 생각을 하지 마, 여러분 뭘 할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세요
생각을 비우고 그냥 하는 것.
이렇게 다른 분들도 그 효과를 알고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작의 효과를 모른다면 그냥하기 자체가 커다란 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하기를 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최초의 긍정적인 효과를 느껴봐야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그냥하기가 다음부터는 쉬워집니다. 하지만 이 한번의 경험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더 논리적인 사고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단순하게 그냥 시작해보는게 어려운 것일까요.
세상에 막 태어나 걸음마를 하고 옹알이를 하고 손가락을 어느정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 아이들의 호기심은 폭팔적으로 늘어납니다. 세상에는 정말 궁금한것이 천지이죠. 이때의 아이들은 폭주기관차와 같습니다. 궁금한것이 있으면 한치의 망설임도, 기다림도 없이 바로 행합니다. 만지고 던지고 입에 물고 해보고 싶은 것은 모두 해봅니다. 즉시 말이죠.
이러한 호기심은 실행에 있어 훌륭한 연료가 됩니다. 아이들은 순수하게 아주 짙은 농도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행까지 옮기는데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연료로 삼아 바로 움직이죠.
호기심은 물론 아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른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어른의 호기심은 농도가 짙지 않습니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옳고 그름, 맞고 틀리고의 개념들을 학습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호기심의 농도를 흐리게 합니다.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세손가락 안에 끝날테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손과 발을 다 써도 모자랍니다.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이 댈 수 있지요. 이렇게 옳지 않거나 틀린 상황의 개념들을 대입하면서 자기 스스로 의욕을 꺾는 것이지요. 이렇게 농도가 흐려진 호기심은 충분한 연료가 되지 못한채로 연소되어 사라지고 맙니다.
존 크럼볼츠와 라이언 바비노가 쓴 "빠르게 실패하기" 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소제목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시작하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원대한 성취를 하겠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작고 쉬운 행동일수록 더 좋다."
시작은 그냥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단 시작한다면 변화는 뒤따라 오게 되어있습니다. 영상에서나 책에서나 이런 이야기들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시작하라는 것이지요. 시작의 힘을 겪어 보고 그 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진짜 이렇게 좋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어린 아이들처럼 해보고 싶은게 있으면 해봐야 합니다. (마약이나 담배같이 좋지 않은 것들은 제외!) 시작해도 하다 말겠지 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괜히 중간에 그만두면 낙오자가 된 것 같고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그건 낙오한 것도 포기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하기 에서 그런 개념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잠시 멈추거나 오랫동안 하지 않았어도 다시 생각이 났을 때 또 하면 됩니다. 누가 내 몰래 뒤에서 일별 실행여부를 체크하고있지 않습니다. 지키지 못했을 때 손해보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그것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을 때 바로 실행하면 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우리도 아이처럼, 하고자 하는게 있으면 바로 해봅시다. 생각에 지지 맙시다. 오히려 생각에게 알려줍시다. 내가 이런걸 바로 했더니 훨씬 좋았다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