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어떠한 정보나 지식을 쓰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맞는 저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소박한 즐거움이 몽글몽글 피어났습니다. 이렇게 글 쓰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버킷리스트에 추가하게 된 이유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책을 한 권 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을 누군가 본다는 건 다른 문제였습니다. 읽기 쉬워야 하고 편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편하게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형태는 갖춘 글이어야 했습니다. 지금의 지식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저는 책의 힘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을 바로 주문했습니다. 배송 온 책을 받자마자 바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책에는 이러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많이 써보세요"
보물지도를 가지고 여러 고비를 넘기며 상자를 열었는데 상자 안에 지금까지의 여정이 보물이다라는 내용이 있는 것처럼 허무했습니다. 그래서 이 허무함을 달래기 위해 다른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강원국 작가님의 "강원국의 글쓰기" 책을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책에는 이러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많이 써보세요"
이번에는 허무함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리석었던 저를 책망했습니다. 글쓰기의 대가 이신 분들이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단 하나의 정론을 알려주신 건데 뭔가 지름길이 있을 줄 알고 요행을 바랐던 것이 잘못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작정 쓰기로 했습니다.
블로그에도 글은 쓰고 있지만 뭔가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는 큰 주제가 있는 곳이다 보니 제 마음대로 글을 쓰는 것이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문득 브런치가 생각이 났습니다.
브런치에는 과거에 3번이나 작가선정에 실패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마음가짐 자체가 틀렸습니다. 저는 기존에 서랍을 모두 비우고 새 주제를 정해서 글을 3편 바로 써 내려갔습니다. 글을 모두 쓰자마자 바로 작가신청을 했습니다.
4번째 탈락을 맛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바로 다시 글 수정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확실히 제가 쓴 글을 다시 보니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어느 책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본인의 과거 글을 보고 부끄럽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 마침 제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수정을 해서 다시 5번째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
간절함이 닿았는지 5번째 만에 작가 선정에 성공하였습니다. 제가 너무 기다리던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13일 만에 8개의 글을 브런치에 올렸습니다. 그냥 막 썼습니다. 이 글도 나중에 보면 부끄러울 수 있으나 주제가 생각이 나거나 의자에 앉으면 바로 브런치를 켰습니다. 혹시나 글을 쓰지 않게 될 까봐 다음 글들을 조금 작성해 놓고 저장해서 작가의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다음에 브런치에 접속했을 때 다음 글을 바로 이어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버킷리스트라는 것은 매우 장기적인 목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책을 읽기가 목표였고 글을 일단 써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지금은 그냥 생각날 때마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언제 책을 출간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계속해서 글을 쓸 예정입니다. 경험이 쌓이고 더 좋은 글을 쓰게 되면 운칠기삼이란 고사성어대로 운이 찾아와 저를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