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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ka Sep 30. 2020

나의 바다, 나의 크루즈

15. 울지마, 이모가 놀아줄께 -(2)

그렇게 두어시간 애기를 맡았다가 부모님들한테 돌려주면, 아이들은 하나같이 엄마의 품에 안겨 눈물 범벅이 되고 만다. 아직 엄마가 절대적인 존재인 저 아이들을 어떻게 떼어놓을 생각을 했지..

그런데 두어시간 아이들 곁을 떠나 잘 쉬고 돌아온 엄마들 또한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아이들을 힘껏 껴 안아 준다. 엄마들도 해방되어 있던 두세 시간이 마냥 홀가분 하지만은 않았나 보다. 애기들이 눈에 밟혀서. 짠하다.

크루즈에 자주 오시는 한 가족이 있었다. 항상 베이비 시터 서비스를 의뢰하셨는데, 호주 부자집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동양인인 우리를 좀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일곱살 공주님이 부모님이 나가시기가 무섭게 우리에게 “Now you are just baby sitters, and we are the Boss” (이젠 너희는 보모이고, 우리가 보스야) 라고 하는 것이다!

럴수럴수.. 버릇을 고쳐 놓아야지.

나는 선내에서 직원들이 쓰는 무전기를 보여주며,

“너희 아빠도 이거 하나 갖고 계셔. 너희가 말 안 들으면 언제든지 알려주라고 하셨거든. 바로 오신다고.”

했더니 조용해졌다. 보스 베이비 라는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는 이렇게 다른건가?

하루는 낮잠을 좀 자고 싶다는 한 엄마의 요청으로, 아이들을 신나게 밖에서 놀리고 에너지 소비를 시킨 후에 객실로 데려가니 엄마는 곤히 자고 있었다. 애기가 흔들어 깨우자 엄마는 언제 잠이 들었냐는 듯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Tell me, 어디 갔었어? 뭐 했어? 뭐 먹었어?”

하고 아이에게 묻는다. 아이가 우리와 어디서 놀다 왔는지 말해주니 엄마는 손뼉을 치며 너무 재미있었겠다고 맞장구를 쳐준다.

가끔은 잠깐 떨어져 있는게 다시 함께 할 활력소가 되기도 하나보다.

워킹맘들은 힘들다. 잠깐 두 시간의 낮잠을 즐길 여유에 그렇게 행복 하고 충전이 된다면, 아이들이랑은 얼마든지 놀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워킹맘들, 존경 합니다. 힘내세요 !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아 모든 사진이 흔들린 랑클란. 이제 이 아이도 많이 컸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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