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곰팡내가 훈기로 변할 때
창작 소설 - 곰팡이의 꽃말
그녀와 낄낄거리며 웃고 있자니, 내 머릿속에서는 벌써 뜬구름 잡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때 나는 상상했더랬다. 우리가 결혼하면, 비록 으리으리한 아파트는 아니더라도 이런 작은 집에서 매일 저녁 살을 맞대고 뒹굴뒹굴하는 삶을 말이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찌개 끓는 냄새가 나고, 밥 먹고 나면 둘이 함께 텔레비전 앞에 앉아 귤이나 까먹으며 오늘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그런 평범한 저녁을 말이다.
돈? 우리 집처럼 돈은 있어도 각자 방에 처박혀서 대화 한마디 없는 냉골 같은 집구석보다는, 비록 가난해도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이 좁은 방이 훨씬 더 따뜻해 보였다. 나는 다혜와 함께라면 그런 소박하지만 꽉 찬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런 상상을 하고 있으니까, 어느새인가부터 내 콧속으로 들어오던 퀴퀴한 곰팡내가, 마치 사람 사는 훈훈한 냄새처럼 느껴졌던 건 순전히 내 뇌가 사랑이라는 호르몬에 절여져서 상황 판단이 안 되는 상태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고 있으니까 식사가 다 차려졌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장모님이 차려준 저녁 메뉴의 상당수는 장모님 본인께서 직접 재배하신 건강한 채소들이라고 하셨다. 하루 종일 식당 일로 바쁜데 언제 밭일까지 하신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고, 그저 대단한 억척스러움이라고 생각을 했다.
저녁을 먹고 집에서 나와 다혜랑 밖에서 좀 거닐다가 집 앞에서 헤어졌다. 나는 차를 몰고 돌아가면서 괜히 흐뭇해졌다. 좀 전에 다혜 방에서 했던 상상의 나래가 계속 이어져 머릿 속을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상상의 나래가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였다.
작가의 질문
사랑이라는 호르몬이 악취를 훈기로 착각하게 할 때, 당신은 그 경고를 눈치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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