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일산 원당동 반지하의 악취
창작소설 - 곰팡이의 꽃말
여자친구의 집은 일산 원당동 한 반지하 빌라였다. 집으로 내려가는 그 계단에는 뭐가 그리 많은 지, 주인을 잃은 고장난 것 같은 선풍기, 끈이 풀린 아직 버리지 못한 신발들 따위가 계단 난간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 위엔 족히 몇 년은 묵었을 먼지가 회색 솜털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그것들을 피해서 발을 조심히 디뎌야 할 만큼의 공간 뿐이었다.
지난 주일, 상견례를 마치고 이 집의 예비사위로서 당당히 집에 들어갔다. 퀴퀴한 곰팡이냄새. 집에서 이런 짙은 곰팡이 냄새를 맡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니, 처음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누군가의 살림집에서 맡기에는 지나치게 노골적인 악취였다. 그저 '열심히 살아오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하. 집이 좁아서...."
예비장모님의 그 말 한 마디에는 여러가지 뜻이 담겨있었다. 자신들과는 비교적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예비사위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것을 보여준 듯한 부끄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난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랐다. 잘못하면 내 말 한마디에 이들이 상처를 받을까 조심스러웠다.
작가의 질문:
첫 만남의 장소가 주는 불쾌한 감각을,
당신은 예의라는 이름으로 어디까지 인내할 수 있습니까?
열심히 쓰고, 올리고 있습니다. 구독, 좋아요. 댓글로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