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유유상종의 징그러운 진리

창작 소설 - 곰팡이의 꽃말

by 제이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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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제의 조화를 애지중지 포장까지 해서 차에 싣고 돌아오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다혜야. 솔직히 말해도 돼?”

“응? 뭘?”

“솔직히 내가 그 친구 남편이면, 마누라 친구들에게 속으로 욕을 바가지로 할 것 같아. 그 남편도 네가 베프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 아냐? 베프가 고작 5천원짜리 화분을, 그것도 조화로 사왔다고 하면...”


그러자 다혜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아냐. 지수는 그런 애가 아니야. 괜찮아 오빠.”

“아니, 다혜야. 내 말 듣고 백화점 가서 신혼부부가 둘이 먹기 좋은 와인 한 병 사줄테니까. 그거 들고가. 응?”

“아냐. 괜찮다니까.”


내가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와인을 사자, 신혼부부에게 어울리는 속옷을 사자. 등등 여러 가지 말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나더러 모든 것을 돈으로 판단한다며, 중요한 것은 마음이 아니냐며 화까지 내기도 했다. 자신이 발품을 팔아서 고터에서 상가를 몇 바퀴를 돌면서 산 그 정성이 중요한 것아니냐면서 말이다.


그녀가 말하는 그 ‘마음’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나는 그 ‘마음’이라는 새끼를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돈 2만원도 안 쓰면서 생색은 100만원어치를 내고 싶은 도둑놈 심보를 ‘마음’이라고 하는가보다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며칠 후, 지수네 집들이까지 내가 쫒아가기는 그랬고, 데려다 주기만 했다. 그러고 저녁 늦게 다혜를 데리러 지수네 집 앞까지 갔다. 그녀는 내 차를 보자 싱글벙글 해가지고 걸어 나오고 있었다.


“봐봐! 지수는 그런 애가 아니라니까. 오빠~ ”


다혜의 말로는 지수가 그 5천 원짜리 화분을 받고 좋아서 TV 옆에 고이고이 장식을 하더란다. 뭐, 그랬다니까 나는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해야지 별수 없었다. 그래도 내 머릿속에는 ‘그 남편이라는 놈이 얼마나 다혜를 욕했을거야? 저 집, 오늘 아마 싸울지도...’ 라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그때 나는 알았어야 했다. 옛말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것을, '유유상종', 사람은 끼리끼리 논다는 그 징그러운 진리 말이다. 지수가 그런 5천 원짜리 화분에 감동했다면, 다혜 또한 딱 그 수준의 시야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 옆에 서 있는 나와 다혜의 관계에서도 끼리끼리 만났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조화 화분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그러니까 내 머릿속에서 금이 막 가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작가의 질문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이 타인의 가치를 폄하하는 방어기제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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