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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곡가 이승규 Sep 23. 2020

작곡가의 지속가능성


똥봄 잡고 있는 저자의 모습 ㅎㅎㅎ

※ 광주매일신문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성’은 비현실적이면서도 너무나 이상적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작의 과정은 학습, 아이디어, 구체화, 체계화, 수정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이 나오게 된다. 이런 과정의 시간에 반해 내가 몸담고 있는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고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 과거보다 더욱더 빨라져 버린 지금, 작곡가의 곡은 발표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지고 만다. 기억되지 못하고 잊혀져 버린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진행돼가고 있다.


작곡가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지속 가능성(持續可能性)이란 인간이 삶의 터전으로 삼는 환경과 생태계 또는 공공으로 이용하는 자원 따위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적 또는 경제·사회적 특성.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오염 물질로 환경이 파괴되면 그 피해가 인간에게 되돌아오므로 항상 존재해 온 환경과 자원의 제약에 순응해 재생산 능력의 범위 안에서 자원과 원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환경, 경제, 사회와 관련된 용어지만 환경이 변화가 급변하고 있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용어이다.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성’이란 의미는 작곡가의 삶을 이어감에 있어 ‘적극적인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용어라고 생각한다. 


‘작곡가로서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안정적인 수입을 기초로 정기적인 창작 작품을 내놓음으로써 관객과 소통해 예술적인 완성에 다다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


1. 안정적인 수입을 어떻게 창출해야 하는가

2. 정기적인 창작 작품을 어떻게 발표를 해야 하는가

3.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4. 관객확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5. 예술적 완성에 다다른 작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5가지의 질문은 작곡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모든 예술가에게도 해당된다고 본다.


구체적인 질문의 핵심은 ‘안정적인 수입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수입’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안정적인 예술 활동과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수입의 전제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작곡가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구체적인 방법은 각자의 맡는 방법과 대안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서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다만, 큰 틀로 5가지를 제시해본다. 


첫 번째, 예술

 작곡가에게 예술성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예술성을 염두하지 않고는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내 자신도 고민 중에 어떻게 하면 예술성을 끌어 올릴 것인지에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 예술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마다 다르지만 꾸준한 학습, 연습, 연주, 여행, 독서, 다른 분야와의 협업과 대화 등이 있다.  


두 번째, 대중

 대중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작곡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들어주지 않는 음악, 연주되지 않는 음악이 있다면 나에겐 굉장히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음악적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대중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곡 자체의 기획에 따라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곡, 이 곡을 들을 수 있는 연령, 문화, 수준 등 다양하게 고려한 다음 작곡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대중은 변덕이 심하고 시대에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니즈파악, 이것을 어떻게 할지는 나도 고민이다. 뉴스와 더불어 현장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들음으로써 나 자신도 업데이트와 아이디어를 발굴함으로써 대중의 눈 높이를 맞춰나가야 한다. 


세 번째, 마케팅

 작곡가에게 가장 약한 부분은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본인을 알리고 본인을 상품화 해 시장에 내놓는 행위다. ‘작곡가 이승규’ 는 상품이다.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느냐, 상품으로서 인지도 있느냐에 따라 금액의 책정이 달라지고 대우 또한 달라진다. 이슈와 마케팅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본다. 마케팅을 잘 하는 사람은 이슈를 만들고, 마케팅을 못하는 사람은 이슈를 만들지 못한다. 이슈를 만들기 위해 세계적 콩쿨에서 입상하고 대형 기획사와 협업, 빅 이벤트에 참여한다. 하지만, 내가 이런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내 앞에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기능적, 예술적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큰 이슈를 만들 수 있고 본인을 알리는 마케팅과 연결을 할 수 있다.


네 번째, 협업

 작곡가의 주도적인 발표회의 루트는 본인의 예술적 기량을 알리는데 유익하지만 이것만으로 대중과 이슈를 만들어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마지막 대안점은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현대는 갈수록 다원예술, 융복합예술, 4차산업 등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장르와 장르는 없어지고 있다. 한 분야의 예술가 중심이 아닌 각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면 더욱 더 빛나는 예술이 될 것이다. 


다섯 번째, 콘텐츠

 시대가 갈수록 콘텐츠는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적, 테크닉의 껍데기가 아닌 내용물인 바로 콘텐츠다. 콘텐츠 안에는 이야기(서사)의 힘이 존재한다. 작곡을 하기 전,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 것이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나의 생각과 방향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표현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통해 집중했을 때 큰 힘이 발휘하게 되고 살아있는 음악이 된다. 


현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 예술의 본질과 역할을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인다. 그러한 활동을 통해 예술의 가치는 더해지고 사회는 희망을 더해감으로 작곡가의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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