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금메달, 아빠의 기록 (4)
PART 1: 둘째를 키우며 첫째를 기억하며
注: <연년생 금메달, 아빠의 기록> 편은 2021년 둘째 출산 후 기록한 내용이다. 주로 심야에 아내가 수유를 마친 후, 트림을 시키고 재우는 역할을 도맡아하며 가슴팍에 갓난쟁이 둘째를 안고 썼거나, 새벽에 깬 아이들을 재우고 잠이 달아나 잠들지 못해 기록한 내용들이다. 현재는 2024년, 아이셋의 아빠가 되었다.
오늘은 둘째가 태어난 지 21일째가 되는 날이다.
사람이 새로운 환경, 새로운 습관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은 21일이라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난 자다깨다 자다깨다 하는 게 이미 익숙해졌는데 둘째는 우리 집에 잘 적응한 지 모르겠다.
아직은 알 수 없는 소리로 소통하고자 하는 첫째 때문에 신생아의 소중한 수면이 방해받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한 편으론 첫째 때 보다 시끄러운 상황에서 자라는 둘째가 밤에 외부소음에도 안 깨는 '딥 슬리퍼'로 자라나길 기대한다.
야식은 원래 안 먹고 간식도 잘 안 먹는 내가 첫째를 키우는 후반부엔 살이 쪘었다. (초반엔 엄청 빠졌었지만..) 첫째가 먹다남은 분유가 아깝다고 안 버리고 내가 마셔서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둘째를 키우는 지금은 또 다시 비자발적 수면부족으로 인한 육아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둘째는 트림을 시킨 후 수유 발판에 발을 올린 내 허벅지에 기대어 등 따스히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다. 신생아에게 아빠의 허벅지는 역류방지 쿠션 대용.
첫째는 이 무렾 가스런히 모은 내 허벅지에 눕혀 놓으면 응가를 하는 패턴이 있었지만, 역시 둘째는 다르다. 횟수 자체가 너무 적다. (몰아서 처리하는 타입..?! ) 나중엔 눈빛만 봐도 쉬/응가를 하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첫째를 재우고 온 후 둘째에게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브런치에 시간이 뒤섞인 기록을 남기고 그렇게 오늘도 우리 네 식구의 밤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