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에 오르고 싶은 사람

 구설수에 오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구설수라는 것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입니다. 구설수라는 말을 들으면 어감이 왠지 불쾌해집니다. 발음 때문인 것도 있겠고요. 다른 사람이 내 말을 하며 수군댄다면 마치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얘기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죠. 하지만 구설수라는 말은 긍정의 의미도 부정의 의미도 아닙니다. 나를 욕하는 것도 구설수이지만, 나를 칭찬하는 것도 구설수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주풀이에서 구설수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해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내가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나쁜 말이 나올 리가 없을 테니까요. 구설수가 있다는 말에 걱정할 게 아니라 평소에 행동을 반듯하게 하면 되는 겁니다.

 사주풀이에서 보면, '굴곡진 인생', '편안한 인생'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떤 걸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편안한 인생을 선택하겠죠. 하지만 그건 정답이 아닙니다. 물론 굴곡진 인생이 더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만약 그 의미를 자세히 안다면, 편안한 인생이라는 답 대신에 굴곡진 인생을 고를 사람도 더러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내 친구는 철학관에 사주를 보러 갔다가 친구의 딸이 편안한 사주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녀의 생각엔 이미 딸이 원하는 일을 척척 해내며 탄탄대로로 성공하는 걸 꿈꿨을 겁니다. 제가 태클을 걸기 전까지는요. 저는 아는 걸 모르는 척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친구의 벅찬 희망을 지지해주지 못했습니다.

 소풍에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 돗자리를 깐 자리가 너무 편안합니다. 거기서 맛있는 도시락도 먹고 낮잠도 자고 재밌게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데 어떤 사람은 처음에 돗자리를 깐 자리가 너무 불편해서 자리를 옮깁니다. 옮긴 자리도 너무 불편해서 낮잠은커녕 제대로 앉지도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편안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자리를 계속 옮기다 보니 결국 알맞은 곳을 찾고, 예쁜 풍경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좋은 자리를 찾아 헤맨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편안한 인생과 굴곡진 인생은 이렇듯 조금 다른 경험입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편안한 사주는 자신의 것을 지키기에 급급할 수 있고, 굴곡진 사주는 더 나은 곳으로 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결국 성공한 사업가들은 굴곡진 사주가 많습니다. 성공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면 편안한 사주가 훨씬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삶은 성공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대운이라는 것도 많은 사람들의 오해가 있는데요. 대운이라는 건 십 년에 한 번씩 바뀌는 운의 흐름이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좋은 운'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흔히 아홉수라는 걸 정하는 건 대운수입니다. 대운은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사주에 근거하므로 열아홉, 스물아홉 같은 정말 아홉 살이 붙는 나이가 아닙니다. 저는 대운수가 3이기 때문에 열둘, 스물둘, 서른둘. 우리나라 나이로 2자가 붙은 나이가 아홉수에 해당합니다. 각자의 대운수는 만세력 어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대운이 들었네요."라는 말은 올해부터 이전의 십 년의 운과는 다른 운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그 전보다 좋을 수도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사주풀이에는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습니다.

 원래는 구설수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말이 길어졌네요. 만약 구설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겁낼 필요 없습니다. 성공을 하려면, 유명해지려면 구설수는 꼭 필요한 거거든요. 저는 귀인을 만나고 싶고, 좋은 사람 눈에 띄려면 나쁜 사람 눈에도 띄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올해는 제게 구설수가 따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지껄여봤습니다. 이 글은 화요일 금요일 연재로 해놓고 성격이 급한 저는 늘 그 전날 올리곤 합니다. 좋아요 많이 눌러주시고, 소문도 많이 내주시고.. ㅎ

 저도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굴곡진 인생과 구설수가 함께 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이건 응원도 아니고 저주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