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사소한_무게

by 김소연



_자꾸 살이 쪄서 고민이야. 얼마 전까지는 살이 너무 빠져서 고민이었었는데. 사람의 고민은 이렇게 덧없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알맞은 상태를 유지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거든.


_그거 알아? 몸무게는 유한해. 아무리 살이 빠지고, 아무리 살이 쪄도 우리는 코끼리의 몸무게가 될 수 없는 거잖아. 하지만, 마음은 달라. 유한한 몸무게에 비하면 한없이 떠오르거나 한없이 가라앉을 수 있는 거거든. 그래서 마음은 영원이라는 게 없는 거야. 그러니까 살이 빠지고 찌는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지. 그런 마음을 원하는 상태로 영원히 가둬두려면, 지옥에 살아야 할지도 모르지. 사람들이 원하는 기준에 맞추는 게 얼마나 지옥이겠어. 자유를 논하려면, 유한한 것이 아니라 무한한 것에서 누려야 진정한 자유일 거야.


습관처럼 나는 네가 있는 곳을 향했어. 마음이 가는 곳이 내가 있을 자리인데, 늘 이곳을 지키고 있는 내가 한심해 보였지 뭐야. 걷고 걷다가 지칠 때쯤에 그곳에 있을 너를 상상하며 걷기로 했어. 아주 천천히. 너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아주 천천히.


나는 오늘도 너에게 한 발짝 다가갔어. 나의 시간은 유한하고, 내게 남은 시간을 억지로 늘리려고 하지 않는다면 나는 곧 너를 만나겠지. 고작 하루뿐인데도 내게 희망이 생어. 내 마음이 무한에 가까워지는 그런 희망 말이야. 생각해 보면 네 말이 맞았어. 그깟 몸무게 때문에 나는 영원히 사라져 버린 너의 마음처럼,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keyword
화, 금 연재
이전 08화이토록 사소한_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