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바다

나 홀로 휴가

by 바다숲

어제는 일출을 보러 남한산성에 갔다. 새벽 4시 반에 도착했지만 짙은 어둠 속 산이 무서워 입구만 빙빙 돌다가 날이 밝았다. 일출 후에 산을 올라도 좋지만, 아쉬웠다.


오늘은 바다로 갔다.

일출시각 5시 14분.

5시 10분이 채 안 되어 강릉의 안목해변에 도착했다. 기사님이 방파제로 죽 걸어가면 경치가 좋을 거라고 알려주셔서 방파제를 따라 등대로 걸어갔다. 사람이 제법 많았다.


구름이 온통 하늘을 뒤덮어 해는 보이지 않고 이미 훤해졌다.

알고 있었지만, 삼각대를 놓고 사진 찍는 친구들에게 해가 떴냐고 물으니 맞다고 확인해주었다.


이틀 연속 뜨는 해를 보지 못했다.

등대에 걸터앉아 하늘을 보니 구름의 느릿한 움직임과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려는 햇빛 줄기가 장관이었다. 바다 내음이 낮보다 짙어졌고 부드러운 바람에 머리가 날린다. 이것도 괜찮다.

파도가 밀려오고 부서지는 소리에 오랫동안 귀를 맡겨 본다.

이게 진짜 휴가구나.

언젠가 고통스러운 순간이 오면, 이제 오래전 기억을 꺼내는 대신 눈을 감고 이 풍경을 떠올려야겠다.


고요를 깨고 지나가던 주민분이 나를 보고 말씀하셨다.

" 에이. 날 잘 못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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