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부 은따?!!

by Chiara 라라


캠퍼스에는 크게 세 부서가 존재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인 교수부, 캠퍼스 관련 전체 상담, 결제 및 시스템 업무를 담당하는 상담부, 그리고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 아이들을 관리하고 물품 및 캠퍼스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모두 담당하는 관리부가 이 세 부서이다. 그리고 캠퍼스를 총괄하는 원장님이 있다.

내가 근무한 어학원은 회사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본사 직원이나 캠퍼스의 교수부장 혹은 상담실장이 원장으로 승진하여 발령받는다. 원장이 어떤 부서에서 근무했는지에 따라서 캠퍼스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다. 나는 상담실장 출신의 원장과도 교수부장 출신의 원장과도 일을 해 보았다. 교수부 소속의 선생님으로서는 교수부장 출신의 원장이 아무래도 조금 더 편하다. 본인이 직접 교수부의 일을 해 보아서 한국인 선생님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원어민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조금 더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상담실장 출신의 원장은 캠퍼스를 유지, 관리하는 수치적인 면에서 실무능력이 더 낫다.

원장직이라는 것은 캠퍼스 전반의 관리뿐만 아니라 교수부의 선생님들, 상담부의 선생님들, 그리고 관리부의 선생님들 및 파트타임 직원들까지, 모든 직원 그러니까 '사람'을 대하고 관리하는 큰 몫의 책임이 있다. 또한 회사에 이윤을 최대로 가져다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관리자이기 때문에 전체 부서의 실무적인 부분의 지식과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두가 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겠지만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진 원장 밑에서 일을 하게 되면 힘든 점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실 나는 교수부에서 한국인 선생님들과 그리 가까이 지내지는 못했다. 선생님들은 대부분이 수년간의 타 학원 경력직에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게다가 기가 굉장히 셌고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교수부 관련 본인의 일만 딱! 하고서 끝내는 법이 많았다. 그 때문에 업무 협조가 필요한 타 부서와도 자주 문제가 생겼고, 본사에서 캠퍼스에 요구하는 업무들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생님들이 많지 않았다. 이런 일들은 본인의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타 어학원들과 다르게 회사 운영 체제이기 때문에 개인의 업무에 크게 문제가 없으면 캠퍼스 공동의 일을 소홀히 한다고 해도 본사에서는 다음 달 월급을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입은 타 어학원에 비해서 훨씬 적지만 일은 적당히 하고 월급은 또박또박 받기 위해서 이 어학원으로 옮긴 선생님들도 실제로 많이 있었다.

나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학교에서도 설계사무실에서도 모두 남자뿐인 건축 세계에서 버티고 싸운 경험이 있다. 밤새가며 일하는 것은 일상이었기 때문에 사실 나에게 밤샘 작업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고지식한 성격에 해야 하는 일은 기한에 꼭 해야 했고, 돈이 되지 않더라도 주어진 일에 늘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다. 건축 바닥에서 나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그 성격이 어디 갈까. 나는 어학원에 입사해서도 열심히 했다.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공부도 더 열심히 했고, 수업 준비도 철저히 했고, 원어민들에게도 많이 배웠다. 영문학과에 편입해서 직장생활과 병행하느라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졸업도 했다. 이런 나의 모습이 편하게 또 편하게만 지내려는 경력직 선생님들에게 예쁘게 보일 리가 없었다.

그 당시 나는 누구에게 잘 보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잘 보여야 할 '누구'가 누군지도 몰랐을뿐더러 내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 '누구'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저 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몇몇 선생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나처럼 경력이 많지 않은 선생님들이나 나보다 어린 선생님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그리고 더 자주 상담부나 관리부 선생님들 옆에 있었고, 인원이 많지 않은 그들의 사적인 회식 자리에도 초대받으며 그들과 더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나는 그 덕분에 업무 협조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각 부서의 상황을 보다 잘 알 수도 있게 되었다.

어느 날, 본사에서 각 캠퍼스 교수부에 지령이 떨어졌다. 교수부 선생님들의 티칭 스킬을 공유하는 대회가 열릴 것이니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각 캠퍼스 교수부의 사기를 진작 시키기 위해 상금이 걸린 일종의 캠퍼스 대항 티칭 경연 대회였다. 이런 대회에서 캠퍼스가 상을 받으면 본사에 캠퍼스의 인지도도 높이고 상금으로 직원들 회식도 할 수 있으니 소위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관리자들은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이 업무 이외의 이런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도 귀찮고 힘들다. 물론 이런 대회를 준비하면서 캠퍼스의 단합도 생기고 특히 교수부에서는 선생님들의 티칭 스킬 관련하여 스터디도 할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말이다.

내가 우리 캠퍼스 교수부의 대표가 되어 버렸다. 날고 기는 경력직 선생님들 앞에서 이제 갓 이 년 차가 된 일개 선생님이 교수부의 대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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