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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르치는 아빠수업
02화
당신은 몰랐던, 책 읽어주기의 비밀
인공지능(AI)이 대신해줄 수 없는 '함께 깨어있기'
by
그랑바쌈
Dec 8. 2020
느닷없이 8살 아들이 책을 읽어달란다.
무술에 푹 빠진 녀석의 손에는 어린이 무협지가 들려있다.
시간은 자정으로 향하고, 내 몸의 시계도 거의 멈추려던 찰나.
아내는 이미 잠든 지 오래다.
아이 얼굴엔 이미 잠이 그득한데,
남은
1%의
수면제가 되어달라는거지.
아빠의
곤란한
표정에, 쿨한 녀석은 적선하듯 관용을 베푼다.
"내가 금방 잠들 것 같으니까 여기까지만 읽어주면 돼"
며칠 후 TV를 보다 눈이 번쩍 뜨였다.
인공지능(AI)에 관한 다큐였는데,
AI가 딥러닝(
deep learning)으로 엄마 목소리를 똑같이 카피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무릎을 탁
하고 쳤다.
"오.. 밤에 원이가 책 읽어달라고
할 때 저걸 틀어주면 되겠다."
아내가 곧장 응수했다.
"여보 애가 책 읽어 달라는 건 책 내용이 궁금해서가
아냐. 엄마 아빠를 깨우려는게
목적이지."
반박할 수 없는 진리앞에 다시 무릎을 탁.
'
엄마
목소리'를
구성하는 주파수와
음색에 집착하는 첨단기술의 어리석음이여.
아이는 단지 함께 깨어있어 달라는 것
뿐인데.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자신보다 부모가 더 일찍 잠에 드는 걸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밤에 혼자 남겨지는
게 싫은 것이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지나면 어느 순간부터
부모가 먼저 잠들기를 원한다.
혼자 있고 싶은
것이다.
용감하게도 셋을 낳아 키웠고,
매
아이마다 통과의례처럼 늦은 밤 책 읽어주기 미션이 있었다.
이제
머지않아 해방인데,
마냥 홀가분할 것만 같진 않다.
언젠가부터 굳이 미래로 가서 오늘을 처연히 바라보는 고약한 습관이 생겨버렸다.
그리운 오늘이 될 지 알고 사는 오늘은 잔인하다.
그렇다한들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열심히 깨어있어야지.
조금이라도 많이 담아둘 수 있게.
keyword
인공지능
육아에세이
책읽기
Brunch Book
아이가 가르치는 아빠수업
01
당신은 몰랐던, 두발 자전거 타는 법
02
당신은 몰랐던, 책 읽어주기의 비밀
03
당신은 몰랐던, 아이의 계산법
04
당신은 몰랐던, 아이와 목욕탕 함께 가기의 비밀
05
당신은 몰랐던, 세 자녀 육아의 비밀
아이가 가르치는 아빠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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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바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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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가난
저자
세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친구같은 아빠의 행복한 글쓰기. 인생의 쓴맛 단맛을 글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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