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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

테리 스미스, 586권

by 우보


#감상


투자에 대한 바른 감각을 알려주는 책.

워렌 버핏의 말보다 조금은 더 직설적으로 알려준다.




PER이 낮다고 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건 아니다.

PER이 높다고 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 가격 대비 가치가 비싼 건 아니다.




고퀄리티 기업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이 복리 성장을 하기 때문에 투자할만 하다.




저평가 주식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해자가 약하기 때문에 경쟁에 쉽게 뒤쳐진다.

저평가 가치주는 그만큼 액티브한 투자다. 계속해서 찾아내어 팔고 다시 저평가 가치주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테리 스미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에 오랫동안 투자해왔다. 본질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당기 비용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기술 기업이 때때로 저평가 받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현금을 가장 중요시한다. 특히 재무제표상 현금이 아닌 배당 후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을 주로 본다.




경영진을 평가할 때도 재무실적으로 브리핑을 하는 기업은 거르고, 기업의 본질 제품에 집중하는 경영자를 선호한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IBM의 브리핑 때 EPS 목표를 올리겠다는 CEO의 말에 바로 투자하면 안되는 기업으로 생각했다며 적고 있다.




PER과 마찬가지로 EPS에 대해서도 재무적 손질이 가해져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조정 EPS라고 불리는 이 수치는 기업에 따라 비용들을 제거해서 잘못된 판단을 가져오기도 한다. 제약기업에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제약기업들은 상당한 영업권, 무형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가장 중시하는 지표로 사용자본이익률ROCE를 말하고 있다.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면 재무제표의 주석을 보고 ROCE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ROE나 ROIC를 대체로 활용하면 좋겠다.




ETF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다. 거래비용이 포함되지 않는 비율로 인해 부정확한 보수 및 비용이 과소계상되는 경우를 우려한다. 비용이 최소화되는 인덱스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이는 워렌 버핏과 같은 의견이다.




배당과 자사주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읽을 수 있다. 투자자는 항상 총수익을 목표로 투자해야 하고, 복리 효과를 반감시키는 배당을 경계한다. 자사주 매입은 대부분의 기업이 스스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여 저평가 구간일 때 매입하는 것이 아닌 CEO의 이익과 연결된 투자은행이 개입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훼손한다고 쓰고 있다. 결국 재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반감시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비판한다.




결국 투자할 기업으로 이해하기 쉽고, 큰 자본적 지출이 없으며, 반복적인 소모품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내 생각엔 반도체 산업을 예로 들면 영업이익 대부분을 CAPEX에 쏟아붓는 SK하이닉스보다 반도체 판별 소켓을 만드는 리노공업을 사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속적으로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투자자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며, PER, EPS 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볼만한 내용이다.





# 이 책의 한 문장


고퀄리티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계속 보유해서, 시장의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아니라 기업이 그 가치를 복리 성장할 고유 능력이 우리 장기 투자 실적을 결정하게 할 것이다.




#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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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긴 테리의 투자 철학과 전략을 최대한 짧게 요약하면, '가격 대비 가치가 높고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높은 퀄리티회복 탄력성을 갖춘 소수의 대형 승자 기업에 집중투자하면 결국 우수한 투자 실적을 낼 수 있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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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에 따르면 많은 투자자가 가치의 척도로 활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엉성한 대용 지표"에 불과하다."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해서 가격 대비 가치가 높지 않을뿐더러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해서 가격이 비싸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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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매수 시점에 관한 통찰로도 이어진다. 테리에 따르면 "문제가 없는 기업은 없"고, "기업이 마주한 문제가 일시적이고 사소"하다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된다. 물론 그 문제가 "실존을 뒤흔드는 위협" 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각 투자자의 역량에 달린 문제긴 하다. 테리가 "투자의 열 가지 황금률에서 첫 번째 계명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면 투자하지 마라"를 꼽은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기업과 해당 사업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문제의 심각성과 영향 범위, 지속성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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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테크 섹터의 여러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면서 다소 변화한 측면도 있다. 소프트웨어나 IT 기업은 주로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에 투자해 미래 독점적 사업권을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본질적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 지출이지만, 상당 비중을 당기 비용 처리한다. 따라서 오늘의 투자 지출이 미래에 가져올 성과는 현재 시장에서 저평가 받는 경향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만큼 논란이 됐던 페이스북 사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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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체로 투자 기업의 주가 실적이 그 기업의 잉여현금흐름 실적을 추종하는 유형을 선호한다. 밸류에이션 확장으로 이룬 성과는 장 기적으로 보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유한한 게임인데, 우리는 포트폴리오를 장기간에 걸쳐 운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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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금리 상승이야말로 2022년 성장·퀄리티와 경기 순환·가치주 간 주가 실적에 격차가 발생한 가장 명백한 원인이었다. 금리 상승기에 장기 자산의 가격은 단기 자산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기 마련이다. 장기 채권은 현재가치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미래이자 수입이나 이익에 적용하는 할인율, 곧 금리가 증가하므로 단기 채권보다 그 가격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 주식도 비슷하다. 높은 PER을 가진 고평가된 기업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래 이익의 가치가 평가절하돼 더 먼 미래의 이익까지 할인해야 하므로 저평가된 가치주보다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 그 결과 우리 포트폴리오의 밸류에이션이 5년 전 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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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해서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

•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해서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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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브레이스로 다시 돌아가보자. "세상에는 두 부류의 예측가가 있다. 미래를 모르는 자들과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들" 우리는 전자에 속한다. 다른 투자자가 후자에 속하는 이들에게 기대는 한, 우리가 유리하다.


전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 회장인 이언 E. 윌슨lan E. Wilson의 말처럼 "제아무리 꼼꼼하게 따져물어도 우리가 지닌 지식은 전부과 거를 다루고,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미래를 다룬다는 사실은 흔들 수 없다"는 것에서 역설이 발생한다. 우리가 '예측 가능한 미래foreseeable future'라는 표현을 모순어법으로 간주하듯이, 미래를 알 수 없다고 인정하면 미래에 벤치마크 지수를 앞서는 성과를 낼 기업을 어떻게 골라서 투자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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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답하자면, 우리가 재무 실적이 훌륭한 기업을 찾긴 하지만 이는 사업의 결과여야 하지 주요 목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에게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인상적인 재무 실적을 달성하고 경쟁에 잠식당하지 않는 기업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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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료는 우리가 투자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제품 유형, 다시 말해 비내구성 저가 소비재다. 가격대가 낮으므로 신용 거래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는 가격을 흥정할 수 없고, 슈퍼마켓이나 애완용품점에서 제시하는 가격 그대로 지불해야 한다. 대체로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서, 일단 제품을 다 소비하면 반드시 다시 채워 놓는다. 이를 미룰 가능성도 매우 작다. 자동차 같은 내구성 소비재와 다르게 제품 수명이나 소유권을 연장할 수 없다. 게다가 연구에서 분명히 드러나듯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기를 보낼 때 소비자는 본인이나 자녀의 먹거리 지출을 줄이지, 반려동물 사료 지출을 줄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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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업 지분 보유를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에 대한 청구권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한다. 그래서 높은 현금 창출능력을 바탕으로 이익 일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뒤 잔여 이익을 그와 비슷한 수익률로 재투자할 수 있는 기업을 보유하고자 한다. 나아가 그런 기업의 주식을 그 투자 수익이 저평가된 주가 수준에 못해도 적정가치 수준에 매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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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Walmart 회장이자 창업자 샘 월턴sam Walton의 아들인 롭슨 월턴Robson Walton은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는 월마트를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닙니다. 아버지가 세웠던 월마트의 목표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었고, 그 방법이 무엇일지 늘 생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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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본이익률(ROCE)은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주주가 제공한 자본으로 경영진이 벌어들인 이익의 비율을 의미한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지난 5년간 고작 연 10% 수준의 초라한 ROCE를 기록했다. 비교 기업인 미국 미디어 기업 비아콤은 연 20%, 데일리 메일Daily Mail과 제너럴 트러스트General Trust는 연 30%의 ROCE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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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람이야"<햄릿>> 1막 2장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온 구절을 인용해 '스모킹 조' 프레이저의 경력을 요약하다니,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전 헤비급 권투 세계 챔피언인 그가 이번 주 간암으로 향년 67세에 세상을 떠났다.



조 프레이저가 그토록 위대한 인물이 된 이유는 그가 경쟁했던 상대인 조지 포먼 · 무하마드 알리와의 관계 그리고 그들과 치렀던 시합의 의미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를 정의하는 건 우리가 겨루는 상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상대가 권투 선수든, 은행가든, 정치인이든.



권투에서 위대한 시대가 탄생하려면 기꺼이 서로 대결하려는 경쟁자가 적어도 세 명 필요하다. 왜 두 명은 안 될까? A가 B를 이기고 B가 C를 이겼다고 해보자. A와 C의 승부는 이미 결론 난 것 아닌가?


하지만 C가 B에 지긴 했어도 A를 무찌를 만한 기술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릴 수도 있는 일이다.



프레이저와 포먼, 알리의 관계가 바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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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집을 거부한 이유에 대한 알리의 설명에는 두 가지 쟁점이 담겨있다. “저는 베트콩과 싸울 마음이 없습니다. 그들은 나를 깜둥이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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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예컨대 주주에게 이익 일부를 돌려주기로 했을 경우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방식 중에서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여러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영진이 자세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는 알 수가 없다. 기업이 배당을 활용하면 아무런 이득이 없기에 자사주를 매입하라고 조언하면서 보수와 자문비,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뿐 아니라 어쩌면 자기자본 거래proprietary trading 에서도 돈을 챙기는 투자은행가의 조언이 갖는 '편익'과 관련 있으리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이들의 조언이 어느 쪽으로 더 기울었을지 맞힌다고 해도 상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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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점을 막론하고 대다수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주식 투자처는 인덱스펀드라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공개적으로 고수해왔다. 비용이 저렴하고, 대부분의 액티브펀드 매니저를 앞서는 실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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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네슬레의 신용부도스와프CreCredit Default Swap, CDS는 유럽 여러 정부와 미 재무부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 비용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우리는 시장이 항상 옳다고 믿는 부류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CDS 가격이 알려주는 건 매일 일어나는 사소하고 예측 가능한 수많은 일에서 이익을 창출하며 보수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대형주에 투자하는 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략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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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는 서로 다른 세 구간 경주로 치러진다. 평지 구간에서 선수들은 펠로톤을 형성해 함께 달리는데, 주변 선수의 후류를 타면 혼자 달릴 때보다 힘을 아낄 수 있다. 개인 경기 시간을 측정하는 타임 트라이얼 time trial 구간에서는 양팔을 올려 두면 더 공기역학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트라이바tri-bar를 장착하고 달린다. 펠로톤 내에서처럼 '후류'를 타는 게 불가능하므로 몸에 딱 붙는 경기복도 입는다. 각자 따로 출발해서 오로지 경륜 기량만 시험하는 구간이다. 이후 숨이 가빠지는 산악 구간이 등장한다. 알프스산맥의 산악로를 올라야 하므로 지구력이 관건인 구간이다.



이 세 가지 유형의 모든 구간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신체를 가진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구간에서 뛰어나고 다른 구간에서는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며 팀과 함께 경기를 펼치는 것이 우승 공식이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서 모든 보고 기간에 걸쳐 초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이나 펀드매니저를 찾아 헤매는 건 투르 드 프랑스의 모든 구간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으려는 노력만큼이나무의미하다. 그런데 그게 많은 투자자가 하는 일이다. 투자자는 보고 기간마다(보통 분기마다) 펀드 실적을 평가해서 펀드매니저가 시장을 밑도는 실적을 내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행동을 고집스럽게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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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타이밍에 의존하는 투자 전략은 종류를 막론하고 더 좋지 않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투자자가 존재한다. 마켓 타이밍을 잘할 수 없는 사람과 자신이 마켓 타이밍을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투르 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투자는 지구력을 시험하는 장이다. 승자는 훌륭한 전략이나 펀드를 발견해 계속 붙들고 있는 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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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 하는 말처럼 주식은 당신이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얼마에 사고팔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당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움직임을 보일 리 만무하다.



도미노피자 거래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고퀄리티 기업 주식을 매도하면 이후에 주가 실적 측면에서 대부분 후회하게 된다는 점이다. 희소식이 있다면 우리가 그런 일을 그리 자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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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 글로벌 에쿼티 인컴 섹터에 속한 인컴 펀드 가운데 하나를 제외한 모든 펀드는 배당소득이 아니라 자본가치 기준으로 비용을 부과하여 표면 수익률stated yield을 극대화한다. 이는 투자자에게 명백히 불리한 요소가 몇 가지 있는데, 투자자가 납부할 세금이 늘어난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소득세율이 자본이득세율보다 높을 뿐 아니라 세금 회피나 유예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보다 수익률이 높아 보이게 만드는데, 펀드 입장에서는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우리는 투자자가 배당수익률만이 아니라 개별 주식과 포트폴리오에서 얻는 총수익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당 수익률을 주기적으로 펀드를 팔아서 지출해도 되는 금액의 정확한 대용지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최근에 펀드스미스 투자자를 위한 정기 인출 제도를 도입했다. 배당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펀드 투자금의 일부를 투자자가 원하는 액수만큼 정기적인 소득으로 인출할 수 있다. 총수익률이 저조한 고배당 주식을 사서 자본 가치 기준으로 비용을 책정해 배당수익률을 부풀리는 펀드가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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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고, 통화 건전성 그리고 (규제력이 있다면)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앙은행이 여기서 벗어나게 하면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혼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다시 말해 고용이나 명목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때까지, 또는 그 후에도(앞서 연준이 사용한 '적어도'라는 표현에 유의하자) 중앙은행이 통화를 발행하고 국채를 매입해서 정부의 낭비성지출 정책에 자금을 조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탈선은 어느 시점에 이르면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을 낳는다. 카니 같은 신세대 중앙은행 총재는 아직 그걸 겪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경험하고 나면, 인플레이션이 강력할 경우 미리 정해놓은 목표치에서 쉽사리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각종 금리라는 투박한 도구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아차릴 것이다. 금리가 급등한다면 현 상태의 정부 부채와 가계 부채,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여력에 흥미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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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바보도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기업 주식에 투자하라



사업이 잘 돌아가기 위해 천재적이거나 카리스마 넘치는 CEO가 꼭 필요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절대 투자하지 마라. 결국 그 경영진이 언젠가는 자리를 떠날 게 분명한데, 그럼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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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용을 내지 않거나 줄일 방법이 있을까? 확실한 방법은 투자한 주식과 여러분 사이에 자리 잡은 여러 층위의 중개자를 가능한 많이 줄이는 것이다. 그 층마다 비용이 추가되니까. 가능하다면 직접 투자하라. 다른 방법은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사는 것이다(액티브펀드 매니저가 이를 지지하는 게 좀 이상해 보이지만). 모든 비용을 합해도 연 0.25%가 안 되는 인덱스펀드가 존재한다.



일반적인 액티브펀드 매니저는 결국 벤치마크 지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두게 될 텐데, 뭣 하러 비용을 더 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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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미스는 사용자본이익률(ROCE)이 높고 이익 대부분이나 전부를 현금으로 전환하며, 매출총이익률이 높은 데다가 수십 년간의 경기 사이클에 회복탄력성을 보여 온 기업에만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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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특성을 가진 기업(특히 코카콜라와 콜게이트 파몰리브)에 지난 30년간(1979~2009년) 투자했을 경우 지불해야 했던 금액을 살펴봤다. 1979년에 두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시장 평균과 비슷한 PER 10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30년 동안 시장과 동일한 실적을 거둔, 1979년 당시에 지불할 수 있었던 PER 기준 최대치는 얼마였을까? 답은 꽤 놀라운데, PER 40배다. 왜 그럴까? 두 기업의 총수익이 동기간 시장보다 연 5%p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서 연 복리 2.5%p가 만드는 차이를 다룬 예시와 같이, 그 연 5%p 차이 덕분에 두 기업의 주가 기준 최종 금액이 시장보다 네 배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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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그마 알드리치는 생명 과학과 첨단 기술 산업, R&D 섹터의 연구소와 제조사에 화학 제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중서부 기반 기업이다. 수많은 구매자에게 수많은 저가 상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우리의 투자 스타일과 잘 맞다. 특히 자본이익률과 현금전환비율(쉬운 말로 하면 회계상 이익을 현금으로 바꾸는 것) 측면에서 훌륭한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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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와 반복 구매,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일상적인 일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공급해서 확실히 자리 잡은 대규모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다)이 분명히 유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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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실 우리는 PER을 거의 안 본다. 다른 시장 평론가가 PER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한 목적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우리 투자를 평가할 때는 PER보다 잉여현금흐름 수익률을 활용하는 방법을 선호하는데, 모든 이익('E')이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포트폴리오 기업의 사업은 전체 시장보다 자본집약도가 현저하게 낮다. 더 작은 자본으로 이익을 내기 때문에 사용자본이익률(ROCE)이 시장 평균보다 훨씬 높은데, 이게 바로 우리가 기업 실적을 판단하는 주요 척도다. 우리 포트폴리오 기업의 평균 ROCE는 연 34% 수준이다. 이에 반해 S&P500 지수와 FTSE 100 지수 비금융 섹터의 평균값은 모두 연 19% 정도다. 또한 우리 포트폴리오 기업의 현금전환비율은 전체 시장을 앞서는 90~100% 수준이다. 우리는 현금을 좋아한다. 비용을 지불하는 주된 방법이기도 하고, 현금 이익은 비현금 이익보다 퀄리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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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PS에 집중하는 태도도 싫어한다. 모든 이익은 평등하지 않다. 이익 창출에 필요한 자본이 많거나 적은 경우가 있고, 모든 이익이 현금 형태인 것도 아니다. 1979년 연례 주주 서한에서 자본이익률이 기업 실적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라고 언명한 버핏에게는 이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EPS 증가는 자본이익률을 희생한 대가로 얻기에 가치를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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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우지수의 진화를 통해 비행기를 사용하는 기업보다는 비행기(그리고 그 엔진)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다우 지수에 편입된 항공사는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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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연례 주주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썼던 버핏마저도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기에 특히 의아하다. “기업 경영 실적을 판단하는 주요 척도는 지나친 레버리지나 회계 속임수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기자본 대비 큰 이익을 냈는지, EPS가 꾸준히 증가하는가가 아니다(강조는 필자)."



버핏은 테스코에서 그랬던 것처럼 IBM에서도 자기가 했던 조언을 간과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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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S와 PER은 간명한 지표이지만 몇 가지 심각한 결함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사용자본이나 이를 활용해 창출한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테스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의 EPS가 증가하면서도 더 많은 자본을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거나 불충분한곳에 투입하는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순간에도 주주가치는 파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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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기업이 주주가치를 창출하지 않나?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고질적으로 자본비용보다 작은 이익을 낼 수밖에 없는 산업이 일부 존재한다. 산업이 형성된 이후 주주가치를 창출한 적이 거의 없었던 항공산업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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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스포츠 세계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주 많다. 지난주에 전문 도박사 알렉스 버드가 경기가 끝난 뒤 경마에 베팅해 부자가 된 방법을 살펴봤다.



그 이야기의 교훈은 어느 경주마가 승리할지 예측하지 말고 이미 승리한 경주마에 베팅할 방법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스포츠나 투자나 성공의 중요한 원칙은 성공에서 운의 영역을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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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업의 동기간 연복리 수익률은 18%이고, B 기업은 12%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한다면 ROCE와 재투자 수익률이 매매 시점의 밸류에이션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게 바로 장기 투자자가 고퀄리티 채권형 주식을 보유하면서 금리 상승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사이렌 소리에 귀를 닫아야 하는 이유다. 여러분이 장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주식 시장에서 대체 뭘 하는 건지 궁금하다. 언젠가 여러분도 스스로 궁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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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거다. 배당금은 시세 차익보다 중요하다. 그렇잖은가? 안타깝게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보글이 '재투자'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자. 주식의 장기 총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재투자와 재투자 수익이다.



주식에 투자해서 받은 배당금을 인출해 써버린다면 보글이 말한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보글의 발견에서 중요한 건 배당금을 주식에 재투자해서 얻는 성과다. 이는 최종 성과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지만, 인컴펀드나 고배당 주식이 초과 투자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논거가 될 수는 없다.



배당금을 주가 지수가 아니라 그보다 투자 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했거나,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하는 대신 모든 이익을 유보하고는 늘어난 현금을 충분한 수익률에 재투자했다면 보글이 제시한 사례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얻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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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는 이제 기업 재무제표를 공부하는 투자자나 애널리스트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조정adjusted'이나 '핵심core', '근원underlying' 이익 같은 지표를 사용하는 경영진 발표에 의존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일반기업회계기준(GAAP) 순이익에서 '핵심' 이익을 얻기 위해 제외하는 비용에는 어떤 게 있을까?



1. 많은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반복되는 듯한 비용 항목인 구조조정 비용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의 2008년 이후 모든 분기별 재무제표에 등장했듯이 말이다.



2. '일회성' 법률비용이다. 하지만 특허와 특허 분쟁, 규제, 제조물 책임product


liability을 수반하는 제약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대규모 법률 비용은 제약사 손익계산서에서 반복되는 특징일 수밖에 없다. 이런 속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일회성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3. 무형자산 상각amortization과 손상impairment이다. 제약사는 다른 제약사의 의약품을 매입하거나 아예 다른 제약사를 인수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이때 피인수 기업의 유형·경질자산과 인수가의 차이만큼을 인수 기업의 무형자산으로 계상하는데, 전체 인수 비용의 대부분이나 전부를 차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GAAP는 이 무형자산을 의약품 특허권 잔존기간에 걸쳐 손익계산서상 비용 항목으로 상각하는 동시에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해당 무형자산을 손상 처리하도록 한다. 이런 일은 비교적 빈번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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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총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장기 총수익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이익률이 높고 이익의 일부나 전부를 유보해서 그 수익률로 재투자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 기이 '진짜' 인컴 펀드에 대거 편입되어 있을 가능성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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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심오하고 모호하며 이해하기 힘들 뿐 아니라 다른 투자자가 아직 알아채지 못한 투자가 높은 수익을 낸다고 생각한다. 실은 정반대다. 누가 봐도 확실한 투자가 최고의 투자인 경우가 많다.



승자 종목은 계속 달리게 두라. '차익 실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투자자가 많다.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라는 건 계속 보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 주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는 정반대로, 즉 자신이 매수했던 가격 수준으로 회복하기를 기대하면서 패자 종목을 계속 달리게 두는 경향이 있다. 정원사는 꽃을 가꾸고 잡초를 뽑지, 그 반대로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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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밸류에이션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훌륭한 기업 주식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고 말하는 얼치기 전문가나 평론가를 만나게 될 텐데, 그들이 옳았다는 게 일시적으로나마 입증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면서 포기하는 이득은 얼마나 될까? 장기투자자에게는 밸류에이션 문제보다는 훌륭한 기업 주식을 매수하는게 더 중요하다. 장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주식 시장에서 대체 뭘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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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의 35%를 MSCI 선진국 소형주 지수로 바꿨다면(즉, 출발점으로부터 일곱 번째 점) 투자자는 동일한 위험 수준에서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얻는다. 이보다 소형주 지수의 비중을 낮출 경우, 투자 수익률은 높아지는데 위험 수준도 낮아지는 상황이 펼쳐진다.



파인먼 주식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관점에서 운용하고 소형주 익스포저를 추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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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다른 자산군은 갖지 못한 주식만의 특징이다. 기업은 창출한 이익 일부를 유보해 90분(주주)을 대신해 자동으로 재투자한다. 그래서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재투자 수익률이 불충분한데도 투자해서 재투자가 형편없는 성과를 내는 경영진이 있는 기업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채권이나 부동산은 이런 특성을 갖지 않는다. 투자자는 이자 소득(채권)과 임대 소득(부동산)을 얻지만, 투자자를 위해 자동으로 재투자되지는 않는다. 평균적인 기업이 아니라 자본이익률이 평균보다 높은 훌륭한 기업에 투자할 경우 이러한 주식의 장점을 증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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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애초에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배당 소득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은퇴 후에 지출할 돈을 투자에서 얻어야 한다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게 왜 반드시 배당금이어야만 하나? 가능한 최대의 총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한 후 지출에 필요한 만큼을 현금화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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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가치 투자는 훨씬 액티브한 투자 전략이다. 가치 투자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내재가치를 반영해 주가가 상승해서 이익을 취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대체 가치주를 또 찾아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일어났던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런 활동에는 거래비용이 든다. 우리 투자 전략에서는 비활동성이 장점이 된다. 가치가 복리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올바르게 찾아냈다면, 그 기업 주식을 영원히 보유해서 낮은 거래비용과 더불어 훌륭한 투자 성과를 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쯤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우리 전략의 세 단계는 단순하다.



1.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라.

2. 비싸게 사지 마라.

3. 아무것도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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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이른바 가치주가 시장 하락 국면에서 여러분을 지켜준다는 관점에 무척 회의적이다. 사실 나는 '가치' 투자가 좋은 실적을 낸다거나 경기 사이클의 하락 국면에서 투자금을 지켜준다는 철학의 신봉자였던 적이 없다. 저평가된 주식은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다. 경기 사이클에 큰 영향을 받는 사업을 한다거나 레버리지 비율이 높고, 자본이익률이 형편없거나, 다른 구조적 문제나 경영진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어려운 시기에 기업과 여러분의 투자금을 지켜낼 수 있을 만한 조합으로 보이진 않는데, 현재까지의 실적이 이를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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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배당 소득을 얻기 위해 주식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영국 투자협회의 에쿼티 인컴 섹터에 편입된 인컴 펀드에 투자했다면, 연 1.3% 손실을 냈을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접근법은 총수익을 극대화할 방식으로 투자하고 현금 지출이 필요한 만큼 주식(좌)을 매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지출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 투자금 일부를 현금화하라는 내 주장에 결사반대하리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뭘 할 수 있을까?



배당소득을 얻으려는 투자를 고수한다면, 가족 경영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을 고려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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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 비용 인플레이션은 초기에 소비자 가격이 아니라 기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모든 기업이 인플레이션 앞에서 평등한 건 아니다. 매출액과 매출원가의 차이인 매출총이익률이 높을수록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수익성을 더 잘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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