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으로 가는 좁은 길
"당신 안에 누가 있습니까?"
코치가 묻는다.
"변화와 성장을 원하는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코치는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르게 둔다
코치가 다시 묻는다.
'당신 안에 누가 있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흔들림이 없다. 거대한 파도 깊숙이에 일절의 요동도 없는 심연의 바다와 같은 무게와 평온한 에너지가 담겨있다. 그의 질문은 단어 하나, 어절 하나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듣는 질문처럼 다가온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 진중하게 내 안의 다른 나를 찾는다.
'NLP 마스터즈 훈련 중인 사부들과 더 친해지고 싶은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는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르도록 둔다.
적절한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다시 묻는다
"당신 안에 누가 있습니까?"
질문이 계속될수록 나의 대답은 더 날 것이 된다. 날 것을 드러날수록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그때가 바로 무의식 속에 숨겨둔 나의 욕망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들이었나.
"... 조직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내가 있습니다."
"동료의 승진에 질투하는 내가 있습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과 미련이 가득한 내가 있습니다."
..........
25분이 넘게 반복되었던 질문 속에서 양파 껍질을 까듯이 내 안의 욕망을 까고 또 깐다. 처음에는 이성에 의해서 정리가 된 정형화된 답을 하다가 곧 한계에 부딪힌다. 필터링할 여유도 없이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나의 욕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다가 결국 깨닫는다. '여태까지 남의 욕망을 나의 욕망인 양 살았구나.'
물질적인 것을 원하는 삶은 Having의 삶이고 우리는 항상 결핍을 느끼게 된다. 직장에서 과장으로 승진하게 되면 며칠은 행복하나 이내 국장을 꿈꾸게 되고, 30평 아파트를 사고 나면 40평대의 아파트를 갖고 싶어 하게 된다. 물건을 살 때도 기능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물품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시작한다. 명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나리 자신을 표현하고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물질을 욕망하는 세계에서 삶에 대한 불만은 보상심리가 발동되어 명품에 대한 집착으로 대리 만족감을 얻으려 한다. 이전과 비교하면 충분히 잘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나 또한 그랬었다. 지금도 여전히 물질적인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제 지향점을 외부가 아닌 내면으로 돌리고 있는 중이다. Having의 삶에서 Being, 즉 존재의 삶을 살기 위해 공부하고 수련 중이다.
존재의 삶을 산다는 것은 영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제 살아있는 동안 끝이 없는 공부와 수련을 통해 매일 변화하고 성장하는 나를 만들겠다는 것이며 가슴속에는 항상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그런 고양된 마음으로 살겠다는 것이다.
하루를 마감하는 즈음에 성찰일지를 적으며 오늘은 무엇을 배웠는지를 적어본다. 몇 달간의 기록을 훑어보니 지난 시간들의 성찰이 다시 떠오른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한순간 깨달음에 다다르는 순간이 올까. 스승님은 말씀하신다. 돈오(頓悟)가 오는 순간 다시 시작이라고. 깨달음은 한순간에 돈오로 오고 깨달음을 습으로 하기 위해서 꾸준한 점수(漸修)가 필요한 것이라고.
깨달음이 무의식화되는 그때즈음에는 세상 사는 것이 좀 편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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