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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알감자

#고속도로 구운 알감자

어느덧 장마가 끝나가고 여름휴가철의 시작이다. 이번에는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 전에만 해도 쉬는 날에 맞추어 시원한 계곡으로, 일출을 을 보러 바닷가로 나들이를 가고는 했었다. 긴 여행을 준비하며 즐길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는 바로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리는 일이다. 고속도로 음식이야 어떨지 뻔하지만 그게 또 그 뻔한 음식이 맛있게 느껴진다는 점은 참 재미있다, 요즘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속도로 휴게 음식이 생겼지만  그중 내 어릴 적 대표적인 메뉴를 이야기하자면 구운 버터구이 알 감자가 아닐까 싶다. 나는 사실 감자를 주식이나 간식으로 자주 먹었던 시대는 아니다. 피자나 햄버거 달콤한 과자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감자를 찾아 먹었던 추억은 별로 없다. 그런 내게도 고속도로 감자 버터 구이는 항상 구매 목록 1순위였던 거 같다. 노릇하게 구워진 감자 위에 버터 향(아마 마가린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다)과 건 파슬리 가루, 그리고 살짝 짭조름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간은 간단한 간식으로도 또 긴 여행길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도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난 요리수업을 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요리사의 가치에 대한 예시로 고속도로 감자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삶은 감자를 마가린에 버무려 구워 소금, 파슬리 가루를 뿌려 컵에 내어 나가면 ‘고속도로 구운 알감자’이지만 베이컨과 우유를 넣은 물에 감자를 삶아 준 후 건져 정제 버터를 두르고 오븐에 노릇 하게 굽고 나가기 전 신선한 로즈메리를 뿌려 나가면 요리사가 만든 ‘로즈마리향의 버터 감자’로 표현이 되는데 겉모습은 비슷한 구운 알 감자이지만 약간의 식자재와 잠깐의 관심으로 고속도로 휴게음식인 5000원짜리 알감자가 10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스테이크 옆에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는 멋진 요리로 탈바꿈을 할 수가 있다. 난 그것이 요리사의 가치라고 생각을 한다. 

감자 뇨끼


#감자 이야기

감자는 정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고 많이 먹는 식자재가 아닐까 싶다. 쌀이나 곡류가 주식인 아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의 쌀밥처럼 이 감자요리가 당당하게 주인공으로 포진하고 있다. 하물며 주식이 아닌 우리에게도 감자는 훌륭한 탄수화물 섭취의 일등공신 인 식자재이다. 흔히 이런 감자를 구황작물이라고 하는데 가뭄이나 장마 등 농사가 잘 되지 않았을 때에 주식 대용으로 먹었던 조, 피, 기장, 메밀 고구마, 감자 같은 작물들을 그리 불렀다. 비황 작물이라고도 하며 예전에는 가난한 농민들의 끼니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슬프지만 아름다운 식자재 아닐까 싶다. 

감자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를 한다. 흔히 흰 감자, 붉은 감자, 자주감자이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감자는 대부분이 ‘흰 감자’이다. 종자는 ‘수미’,’ 대지’,’ 대서’,’ 남작’ 이 있는데 그중 ‘수미’ 감자가 고랭지에서 잘 자라는 특징 때문에 우리가 흔히 접할 수가 있다. 

요리사의 관점에서 감자는 크게 ‘점질 감자와’ ‘분질 감자’ 2가지로 나뉜다. 한국에서는 ‘남작’ 감자가 분질, ‘수미’ 감자가 점질 감자이다. 감자의 주요 성분인 전분 함량의 차이에 따라 나뉘며 분질 감자는 감자 내 전분 성분이 높은 것을 말하고 점질 감자는 상대적으로 전분 성분이 낮다. 분질 감자는 수분이 낮아 익히면 보슬보슬해지는 경향이 있어 우리가 흔히 아는 메쉬 포테이토에 아주 적합하다. 점질 감자는 수분이 많고 전분 양이 적은 대신에 단백질이 많아 과육이 살짝 노란 편이다. 삶거나 찐 후 수프나 샐러드, 스튜 등에 사용하면 아주 좋다. 


뢰스티

#감자요리

감자는 각 나라마다 재미있는 모습으로 탈바꿈을 한다. 메인 요리의 훌륭한 가니쉬로, 스튜 요리의 빠질 수 없는 속 재료로, 감자 자체가 주인공인 요리들로 말이다. 프랑스만 해도 감자에 명칭 된 요리가 엄청 다양하다. 우리가 아는 감자튀김인 ‘폼므 프릿츠’부터 시작해서 ‘폼므 베르니’,’ 폼므 안나’,’ 폼므 도피 노아주’,’ 폼므 듀 세스’ 등 조리법과 모양에 따라 다양한 감자 요리가 있고, 이탈리아에는 감자가 들어가는 ‘감자 뇨끼’, 스페인에는 토마토소스와 함께 먹는 전통 요리인 ‘파 타타스 브라 타스’ 스위스에는 한국의 감자전 같은 ‘뢰스티’가 있다. 한국에서는 감자전, 감자채 볶음, 감자떡, 처럼 주식 이외에도 반찬, 간식으로 폭넓게 활용되며 사랑받고 있다. 


[오스테리아 주연] 오너셰프 김동기  paychey@naver.com 



김 셰프의 뢰스티

#뢰스티 만들기

재료

감자 1개, 마늘 1톨, 달걀 1개, 가루 파마산 치즈 1큰술 , 피자치즈 1큰술, 버터 1큰술

베이컨 2줄, 소금 some , 다진 양파 1큰술 , 소금 some, 기름 50ml

만드는 법

-감자는 얇게 채 썰어 준 후 다진 마늘과 함께 섞어 준다.

-다진 양파 1큰술, 다진 베이컨도 섞어 준 후 소금을 뿌려준다.

-감자의 수분이 빠지긴 전 가루 파마산 치즈를 버무려 준다.

-코팅된 프라이팬에 감자를 넣고 노릇하게 구워준다.

-뒤집기 전에 버터를 감자 위에 군대군대 올려 은은히 녹아 스며들게 열을 가해준다.

-반대쪽도 뒤집어 노릇하게 익혀 준 후 뢰스티 위에 피자치즈와 계란 프라이를 얹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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