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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내 마음 가을장마

by 케빈은마흔여덟

여름내 유독 마른장마라더니

유난히 비가 많은 가을장마다


오늘이 며칠이지

하루하루 눈에 띄게 느려진 발걸음


지금이 아침인가

밤낮없이 잠에 취해 흐릿한 일상


올해 내가 몇 살이지

해를 거듭할수록 아이로 돌아간다


함께했던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들,

깊은 주름 사이 어딘가에 배어 있건만


기억을 찾아갈 경로가 희미해진 듯

떠오르는 건 알 수 없는 일상의 파편뿐


까슬까슬 손에 쥔 강아지풀처럼

움켜쥘 때마다 조금씩 빠져나갔다


여름내 부친의 기억은 유독 말랐고

내 마음은 유난히 가을장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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