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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윤 Oct 08. 2020

3.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추암 촛대바위와 능파대

바닷가에 촛대 모양의 바윗돌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을 줄 알았더니 촛대바위 주변에는 멋진 기암괴석들이 서로 어울려 있었습니다.

"우와, 이렇게 멋있는 바다 풍경은 내 첨 본다. 여기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노." 

남편은 감탄하며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서로 이웃하며 얽힌 듯 어깨 걸친 듯 웅장한 바위를 배경 삼아 신나게 저의 모습을 찍어주더니 둘이 얼굴 모아 셀카까지 찍자고 권합니다. 


어떤 바위는 칼로 저며놓은 듯하고, 또 어떤 돌은 위에서 아래로 칼질한 듯하고, 금 간 듯, 쪼개진 듯, 뭉쳐놓은 듯 자연이 빚어놓은 갖가지 빼어난 예술품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출렁다리를 건너니 능파대가 보입니다. 유리 난간 전망대에서 파도치는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데도, 풍경을 놓칠세라 핸드폰을 들어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바닷가 넓은 지역에 걸쳐 기암괴석이 무리 지어 형성된 것도 놀랍지만 나무 데크로 둘레길 만들고 출렁다리로 연결하여 빠짐없이 경치를 즐기도록 관광지를 조성한 것도 놀라웠습니다. 더군다나 입장료도 없는 무료라니 

"이거 조성된 지 얼마 안 됐을끼다. 군사시설 안에 있었다가 최근에 개방했는지도 몰라. 그렇지 않으면 이런 곳이 있는 줄 내가 왜 여태 몰랐겠노."

남편은 확인되지도 않은 추측성 발언을 쏟아냅니다. 남편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대단한 경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오늘 구경 한 번 끝내주게 했네.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노. 진짜 잘 왔다." 

남편은 만족스러운지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합니다. 


아침부터 무려 6시간에 걸쳐 차로 이동하고 걷기도 하며 오전에는 금진해변과 망상해수욕장, 점심 무렵에는 촛대바위와 능파대를 구경했으니 피곤이 겹쳐 걸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숙소에 들어가 쉬고 싶어. 여태 운전하고 돌아다니느라 피곤할 텐데 또 운전해서 대구에 가야 하니 힘들겠다. 해 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해. 도착하면 무사귀환했다고 연락 줘."


저는 숙소인 여성수련원으로 들어오고 갈 길이 먼 남편은 대구 복귀 길에 올랐습니다.  남편을 배웅한 저는 이부자리에 고단한 몸을 눕히고 단잠에 빠져들었지요. 저녁 7시 무렵 남편은 잘 도착했다며 고기판에 돼지갈비 굽는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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