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노이즈 정리하기

by 케이진


유튜브의 영상을 분류하자면 끝이 없지만, 그중에서 독보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장르가 하나 있다. 바로 ASMR 콘텐츠이다.


ASMR이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직역하면 “자율 감각 쾌락 반응” 이란 뜻이지만, 지금은 “듣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생활 잡음”이란 의미로 통용된다.


내가 경험한 ASMR 영상 중 가장 좋았던 건, 불멍을 자극하는 “벽난로 ASMR - 나무 타는 소리”였다. 아이가 초저녁부터 밤잠을 자던 어느 날, 이런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남편이 "벽난로 ASMR"을 켰는데 '타닥, 타닥' 소리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서 한동안 틈만 나면 켜놓고 살았다. 소리만으로 이렇게 힐링이 된다고? 그때 사운드의 파워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편집의 시작, 정리정돈!


영상을 편집한다고 하면 시각적인 요소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본 영상의 지저분한 요소들을 청소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모든 청소는 '버리기'부터 시작한다. 영상도 마찬가지. 본격적인 컷편집 작업에 들어가기 전, 방해가 되는 소리를 정리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거기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영상의 일관성-통일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백개로 쪼개진 타임라인을 하나씩 만져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효과를 일괄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끔 제대로 적용되지 않거나 혹은 각 클립마다 기준점이 달라서 같은 적용을 해도 다른 결과치가 나올 때가 있다. 또 자칫 작은 클립 한 두 개를 놓치게 될 확률도 있다. 그러니 덩어리가 하나일 때, 같은 기준으로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이 편집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인 방법이다.


둘째, 보다 효과적인 전달력을 위해서다. 영상은 비디오와 오디오가 합쳐진 매개체다. 영상을 보는 사람을 '시청자'라고 하는 것처럼 시각과 청각 2가지 감각을 모두 사용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니 편집하는 사람은 시각적인 것만큼이나 청각적인 요소 역시 신경 써야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영상도 잡음이 심하거나 데시벨 높낮이의 차이가 너무 크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저 소음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청각은 혼자서도 제 역할을 다한다. 시각 또한 혼자서 제 역할을 다한다. 하지만 청각과 시각이 함께하면 그 역할은 각각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각각의 역할을 통해 얻어진 가치보다 훨씬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다.
- 도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중에서 -


집중력 방해 대마왕, Noise


요즘은 영상 촬영하는 데 필요한 가성비 좋은 장비들이 많다. 덕분에 일반인들이 촬영한 원본도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노이즈도 확실히 덜하고 안정적인 구도로 촬영된 영상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하게 거슬리는 전자파 소리나, 마이크 위치가 어긋나면서 발생하는 지직-지직한 소리, 화자가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잡음, 주변 생활 소음, 야외 촬영 시 잘 들리지 않는 화자 목소리 등 불필요한 사운드의 제거 및 정리는 편집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사운드 전문가만큼은 아니어도 기본적인 노이즈 제거법은 알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누구나 간단하게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는 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프리미어 내에서 'Audio Effects - Noise Reduction/Restoration - DeNoise'를 적용하면 간단하게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다. 설정값을 조절하여 좀 더 디테일하게 만질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면 미리 설정되어 있는 기본값만 적용해도 웬만한 노이즈는 적당히 삭제가 가능하다.


두 번째, 어도비-오디션(Audition)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방법이다. 프리미어와 연동되는 프로그램으로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프리미어 내에서 효과를 적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깔끔하게 노이즈 삭제가 가능하다.


먼저 프리미어 내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자 하는 원본 선택하고 마우스 우클릭을 하여 'Edit Clip Adobe Audition'을 선택한다.


그러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연동되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그다음 맨 처음 구간을 확대해보면 아래와 같이 화자의 목소리가 시작되기 전에 '오직 노이즈'만 잡히는 구간이 보일 것이다. 보통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숨을 고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원본 영상에서는 이런 구간이 존재한다. 경험상 이 구간을 깔끔하게 만드는 것이 화자의 톤을 해치지 않고 주변음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꼭 시작 구간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최대한 'Only 노이즈' 구간을 찾아서 선택한 후, 상단에 Effects > Noise Reduction/Restoration > Noise Reduction 효과를 찾아 클릭한다.


그다음 아래와 같은 화면이 보이면 Capture Noise Print를 클릭! 그럼 노이즈 플로워가 보일 것이고 그 아래 Apply를 클릭하여 제거를 완료한다.


여기까지 하면 일단 배경에 깔렸던 큰 잡음들이 제거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혹시 조금 아쉬움이 느껴진다면, '같은 구간'을 '같은 방법'으로 '여러 번'에 걸쳐서 시도해도 괜찮다. 사람의 목소리가 포함되지 않은 구간이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해서 깎아내도 화자의 음성에는 대부분 큰 지장이 없다. 위 방식대로 노이즈를 제거하면 아래처럼 눈으로도 노이즈의 '자글자글'함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달력 좋은 목소리로, 볼륨UP

두 번째는 <화자의 목소리 키우기>이다. 발음이 정확한 아나운서라면 모를까, 일반인들은 대부분 발음이 부정확해서 원본을 보면 무슨 말인지 잘 안들리는 경우가 많다. 또 야외 촬영을 했거나, 마이크를 잘못 착용한 경우, 혹은 미착용한 채로 촬영을 한 경우에도 대부분 목소리가 또렷이 들리지 않는다. 이런 경우 보정하지 않고 그대로 편집한다면 시청자 입장에서 영상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끝까지 보기 힘들다. 따라서 뭉개지거나 작게 녹음된 화자의 목소리를 더 또렷하게 키우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한다. 아래 방법을 적용해보자.


먼저 프리미어 내에서 Effects > Audio Effects > Amplitude and Compression > Multiband Compressor를 해당 클립에 적용시킨다. 그리고 Effects Controls로 들어가 보면 아래와 같이 적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거기서 Edit를 클릭해서 팝업으로 뜨는 창-Presets을 눌러보면 다양한 Presets이 나온다. 그중에서 더 크게, 더 또렷한 효과를 주기 위해서 나는 Broadcast 효과를 선택해서 많이 쓰는 편이다.


자, 이제 확인해보면? 아마 데시벨이 많이 올라가있어서 깜작 놀랄것이다. 소리를 키우는 효과라 아무래도 원래 데시벨보다 올라가게 되는데, 보통 8-9정도 높아진다. 그러니 다시 데시벨을 낮춰서 적절하게 맞춰주면 된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다른 효과들도 한 번씩 눌러보면서 어떤 소리로 보정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지금이 아니어도 나중에 어떤 효과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찾아 쓸 수 있을 것이다.


노이즈 제거는 사실, 편집자 입장에서 '노력에 비해 티가 안나는' 파트기도 하다. 나는 열심히 했지만 완성본을 보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공을 알아봐주는 클라이언트가 있으시다면... 충성하십쇼!)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자라면 꼭 챙겨야 하는 기초 작업이다. 화장할 때 베이스를 잘 깔아야(?) 그 다음 색조 화장이 빛을 발하듯, 영상에서 사운드 역시 그만큼 중요한 기초 역할을 한다.


잘했을 땐 티가 안나지만 제대로 못했을 때, 반드시 탈이 나는 것. 그걸 스스로 챙기는 사람이 바로 프로다.


프로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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