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요 Aug 07. 2021

나는 커피를 이렇게 즐겨





오늘은 두 딸과 느지막이 산책길

단식을 마친 분과 통화가 늦어지면서 운동시간을 놓쳤다. 늦은 김에 복실이 산책도 시킬 겸 딸과 나선길


복실이는 우리 집 막내딸

눈치가 우리 집에서 제일 빠른 귀여운 딸이다.

엄마가 바삐 움직이면 옆에 와서 자거나 요즘 같이 더울 때는 화장실에 가있는다.

그러다 나에게 여유가 생긴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는 것같이 틈이 생기면 달려와 안긴다

감정은 지식과 지능, 그 어떤 것과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레이다를 켜기만 하면 된다.



빼꼼

그 또는 그녀에게

엄마에게 혹은 아빠에게 아이들에게 친구에게, 사랑하는 대상에게 켜놓기만 하면 감지가 된다.


우린 바쁘다는 핑계로 켜놓는 것조차 잊고 사니 뭐가 그리 바쁠까?

공간만 달리해도 딸아이는 연신 입이 바쁘다.

엄마가 단식만 아니어도 카페 갈 텐데...

아쉬워하면서 자신의 방을 어떻게 꾸밀지, 멀쩡한 이불을 바꿔야 하는 열 가지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일대일로 나와야 아이들 속을 알게 돼서 어느 날부터 다 같이 하는 것보다 오늘은 큰아이

내일은 누구 이렇게 논다.

레이더를 여러 개 켜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몸이 하나뿐인 엄마에게는 가성비도 떨어지고 고달픈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짧고 굵게 한 사람만 상대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저 통하는 길만 내주어도 아이들은 폭 안긴다


거실 베란다에서 바라본 하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마음처럼 몸도 길이 막히면 탈이 나고 만다.

우리는 그걸 "대사"라고 하는데 혈액에 떠다니는 플라크라 불리는 말썽쟁이 이 녀석들을 없애 주려 음식을

끊기도 하고 간의 해독능력을 올려주려고 커피관장을 해주기도 한다.


커피를 입이 아닌 항문으로 마신다고?

맙! 소! 사

처음 듣는 사람들은 기암 할 이야기일 것이다.

너무 오래돼 내가 어떻게 관장을 받아들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관장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입학할 무렵 살을 빼라고 어머니가 입소시켰던 단식원이었다

그때는 단식이 뭔지도 모르고 회복식의 중요성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요요님이 바로 오셨다.

그래서 기억저장소에서 바로 순삭 시켜버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두 아들이 아토피로 고생을 하고 있을 때 지리산 아래 화순으로 단식을 하러 갔었다.

정말 쳐다만 봐도 무서운 선생님이 암환우들을 단식시켰던 곳으로 이곳에서 니시 법을 배우게 되었다.

원리는 모른 체 방법만 배웠다는 말이 정확하다. 여기서도 4살 된 큰아이와 8개월 된 둘째 아이와 너무 지옥같이 힘들어 기억저장소에서 순삭


하지만 이곳에서 배웠던 방법들은 꽤나 유용했다.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있었고 생활 속에서 냉온욕과 풍욕 그리고 관장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커피관장을 배웠던 것은 아니고 죽염을 녹여 관장을 했었는데 관장을 그저 장의 묵은 변을 보는 정도로만 이해했던 때라서 아이들 열이 38도 이상 올라갈 때만 이 방법을 썼다.


효과는 아주 좋았다.

열이 2도씩 딱딱 내려가는 것을 내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 내가 단식을 하면서 커피관장을 시작할 때는 그 어떤 거부감이 없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커피관장은 컨디션을 조절하기에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아침에 피곤할 때 해주면 피로감이 해소되고 몸이 회복되는 것을 빠르게 알아차린다.


아침은 해독의 시간인데 이때 커피관장까지 해주니 간은 재빠르게 자기가 할 일을 하고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것이다. 커피의 기능은  담즙이 잘 지나갈 수 있도록 담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담즙이 원활히 만들어져야 간이 자기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커피관장을 사람이 알게 됐을까? 

위대한 발견을 했던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는 것은 그저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커피관장은 1차 세계대전중 독일의 한 간호사가 우연히 관장통에 커피를 섞게 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모르핀이 부족한 전쟁통에 관장액에 커피액을 섞어 관장을 해주었더니 고통을 줄여주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관장액에 커피를 섞을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신통방통한 일이다. 피곤하면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에서 착안하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본다. 그리고 이 것을 막스 거슨 박사가 암환우 치료법에 사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입으로 마시는 커피의 카페인은 부신을 자극해서 코티졸과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중추신경을 각성시키고 몸을 긴장하게 만든다. 커피를 마시면 몸이 살아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피곤하면 쉬어줘야 하는 인체의 리듬을 거스르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뇨작용, 수면장애 호르몬 불균형 그리고 해독 과정에서 금단현상을 불러오기도 하기 때문에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은 좋치않다. 같은 카페인이 방식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는 것이다.  신기한 일이다.  같은 것도 어떻게 사용되는 가에 따라 다르게 활용된다는 것이다.  아마 사람도  어느 방향으로 레이더를 켜는가에 따라 가치가 결정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바리스타 공부를 할 만큼 커피를 좋아하지만 커피는 향을 즐기며 가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질 좋은 커피를 나에게 선사하는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은 열아홉 살 큰아이에게 들릴까?

피곤하다면서 커피를 마시는 걸보고


"커피 마시면 머리 나빠져"


정말 띠리리다.










단식을 처음 하면서 내 몸을 점검하다 보니 어느새 맹장도 사라졌고 쓸개도 없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식습관이 안 좋았던 성적표를 떡하니 받아 들고 제대로 단식을 시작한 것이 벌써 올해로 4년 차

그리고 나에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부엌에서 바라본 하늘



어제는 쾌청한 만큼 멀리 산이 보였다. 흐린 날은 볼 수 없는 저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상황에 따라 또렷이 보이기도 하고 어느 날은 그 존재조차 잊고 있다.



공기층이 걷힌 만큼 수분도 적어 쾌적한 날들이다.

한 해 두 해 한 커플씩 벗겨지는 만큼 마음도 몸도 생활도 단출해져서 좋다.

이렇게 단식 6일 차를 가뿐히 접는다.












이전 04화 고요와 적막을 소유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